[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집값 상승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15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전세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6·3 지방선거 이후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세제 개편, 토허제 보완, 공급 확대'를 묶은 부동산 대책 패키지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며 사실상 관련 정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같은 날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범위를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습니다.
매매·전세 동반 상승…'머니무브' 경계
대통령이 집값 문제를 직접 챙긴 배경은 수치로 확인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31% 오르며 15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0.15%→0.28%→0.31% 오르며 상승폭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마포 등 주요 지역에도 상승세가 번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시장 불안도 정책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KB부동산 시세 기준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8147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월 셋째 주 서울 전세가격은 0.35% 올라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데다 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전셋값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앞서 이재명정부는 출범 이후 여러 차례 수요 억제 카드를 꺼냈습니다. 지난해 6월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주담대를 전면 금지했으며 10월에는 서울 전역·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었습니다. 이달 9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도 종료됐습니다. 집값 상승 억제 카드가 대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이번 발언이 나온 만큼 시장의 시선은 다음 규제로 쏠리는 모양새입니다.
남은 카드는 '세제 개편·대출 규제·토허제 보완'
우선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기조를 강조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살지 않는 1주택을 투자 수요로 정의하고 대출을 조여 갭투자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취지인데, 실제 현재 수도권과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 1주택자 전세대출 규모는 9조2000억원, 5만9000건으로 집계됩니다. 비거주 1주택은 이재명정부 부동산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으로, 관련 대출 규제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세제 개편은 7월이 분수령입니다. 정부가 보유세·양도세를 포함한 세제 개선 연구용역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인 만큼 7월에 공개되는 내년 세제개편안에 부동산 세제 개혁안이 포함 될 전망입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부동산을 '정부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영역'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개편안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재설계 △보유세·거래세 정비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가 골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토지거래허가구역 보완도 주목됩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허제로 묶었지만 실거주 의무와 거래 위축, 전세 낀 매물 매도가 제한되는 등 부작용도 컸습니다. 이에 시장은 토허제의 큰 틀은 유지하되 비거주 1주택 매물 출회와 실수요 거래를 막는 부분은 정리하는 핀셋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 공급은 이번 정부가 풀어야 하는 가장 큰 숙제입니다. 국토교통부 역시 민간 공급을 포함한 모든 가용 방안을 활용해 9·7 대책 공급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전일 2030년까지 수도권에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11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선제 발표했습니다. 아파트 공급에 수년의 시차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기 공급 공백을 비아파트로 메우겠다는 겁니다.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용적률 상향·재건축 규제 완화 등 중장기 해법도 추가 검토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다만 공급 대책은 실제 입주까지 수년의 시차가 불가피한 만큼 단기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