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환율 '1517원' 뚫고 코스피 '5400선' 위협
트럼프 '최후통첩'에 국내 금융시장 '휘청'
원·달러 환율, 1517원대…17년 만 '최고치'
코스피, 6% 넘게 급락…'5400선'으로 후퇴
2026-03-23 17:54:54 2026-03-23 18:02:36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윤금주 수습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개방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하면서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선 채 출발하더니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1517원선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 지수도 5거래일 만에 다시 5500선 아래로 주저앉더니 6% 넘게 급락하며 5400선으로 밀렸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확전 공포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 한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이 파랗게 질린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환율 급등·증시 급락…금융시장 '롤러코스터'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원 오른 1504.9원에 출발한 뒤, 16.7원이나 급등한 1517.3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환율은 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 장 초반 상승폭을 키우면서 1510원선을 웃돌며 외환시장의 불안도 함께 키웠습니다. 결국 상승폭을 키운 상태로 장을 마무리했는데, 환율 종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501.0원, 20일 1500.6원으로 이틀 연속 1500원을 넘은 상태로 주간 거래를 마감한 바 있습니다. 
 
증시도 주저앉았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3.48% 내린 5580.15로 출발해 하락 폭을 키우더니 6.49% 하락한 5405.75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18분경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매도 사이트카를 발동했습니다. 지난 18일 59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다시 5500선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금융시장의 공포를 키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메시지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압박했고, 이란은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대강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여기에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상당 부분 통제하면서 전쟁에 활용하는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중 "가스 화력발전소와 기타 유형의 발전소"가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공포를 키웠습니다. 또 수천 명 규모의 미 해군·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며 지상전 가능성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시아 증시 '패닉'…당분간 '냉·온탕' 장세 지속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보다 3.48% 하락 마감했고, 대만의 자취안 지수는 2.45% 뒷걸음질 쳤습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국제유가 역시 출렁였습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2일(현지시간) 전장 종가보다 1.9% 오른 배럴당 114.35달러까지 뛰었다가 소폭 하락해 112달러선에서 등락을 오갔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한때 배럴당 101.5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99달러대로 내려왔습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되레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되레 상승 흐름을 멈추고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오히려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약해지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입니다. 실제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4501.56달러를 기록했는데, 전 거래일보다 193.04달러 떨어진 수치입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금값은 지난달 20일 이후 유지해 오던 5000달러선을 결국 내줬습니다. 
 
통상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 금값이 오르는 흐름이 나타나지만,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연내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금값이 떨어진 것입니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이지만 이자가 나오지는 않아,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자심리가 식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당분간 유가 급등·증시 급락·강달러 위협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급등, 뉴욕증시 급락, 달러 강세 트리플 악재가 아시아장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자금 이탈을 수반, 위험 통화인 원화 약세 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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