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1인 기획사'를 활용한 연예인 탈세 논란이 계속되자 변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환경에 맞는 조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합법을 가장한 부당한 조세회피를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1인 또는 소수 주주에 의해 지배되는 '개인유사법인'의 초과 유보소득은 주주에게 배당한 간주, 그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자는 대안도 나왔습니다.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선 박민규·이기헌·임오경·정태호 민주당 의원의 공동 주최로 '연예인 1인 기획사 탈세 논란, 그 대안은?'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최근 배우 차은우씨 등을 중심으로 1인 기획사 조세회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제도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이날 이전오 성균관대 명예교수(조세전문 변호사)는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근무하지도 않은 직원들이 월급을 받아가고, 경비를 처리하는 등 무늬만 법인인 경우는 문제"라며 "적절한 제한조치를 하는 게 조세정의에 맞다"고 했습니다.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민규·이기헌·임오경·정태호 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연예인 1인 기획사 탈세 논란, 그 대안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오미순 국세청 조사2과 과장도 "지금 여러 (1인 기획사 탈세 논란과 관련한) 조사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소득은 사실 1인 기획사에 전부 다 귀속시켜 놓고 연예인에는 몇백만원 정도의 소득만을 귀속시키고 세금을 신고한다"며 "합법을 가장한 조세를 부당하게 회피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과세 표준 10억원 이상을 초과하는 경우 45%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법인은 20%만 세금으로 부담하면 됩니다. 이에 해법으로는 '배당간주제도'와 '법인세추가과세제도' 등이 거론됩니다.
배당간주제도는 1인 또는 소수 주주에 의해 지배되는 '개인유사법인'이 벌어들인 초과 유보소득은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보고, 주주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정부는 2020년 개인유사법인의 초과보유소득을 주주에게 주주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기업들의 반발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법인세추가과세제도는 주주가 아닌 법인에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를 하는 제도입니다.
배당간주제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전오 명예교수는 "배당간주제도는 개인과 법인을 구별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법·과세체계의 정합성을 무너뜨린다"며 "법인세추가과세제도가 더 타당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대중문화산업이 급격히 발달한 반면 현행 조세제도는 시대에 뒤떨어져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사무국장은 "연예인이 어느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마저도 상품이 되고, 그 자체가 트렌드를 이끌어내는 마케팅 일환이 돼버리는 시대가 됐다"며 "(연예인 1인 법인에서 비용처리를 할 때) 어디까지를 비용으로 보고, 어디까지를 사적인 유용으로 볼 건지 명확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K콘텐츠 산업이 상당히 많은 성장을 했고, 산업 규모가 커져가고 있는데 아직 행정 제도나 과세 부분에 있어서, 연구는 많이 미흡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김유미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과장은 "대중문화예술산업법이 2014년에 제정돼 10년 정도가 경과한 상황"이라며 "1인 기획사 문제라든지 유튜브 등 새로운 유형의 창작자분들이 많이 등장을 하게 된 상황이라서, 한 번 전반적으로 제도 개선, 법 개정을 검토해야 되는 시점이 온 상황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를 연 박민규 의원은 "당연히 수익이 있으면 과세하는 게 맞지만, 그 과정에서 대중문화예술업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며 "국민들 여론, 정확한 법과 원칙에 따라서 과세 행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또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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