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낮춘 매물 줄줄이…매도·매수 눈치싸움 치열
다주택자 세금 압박에 서울 매물 16%↑…한강벨트도 평균 상회
2026-02-20 17:25:24 2026-02-20 17:25:2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 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약 1개월 동안 서울시내 아파트 매물은 16% 넘게 증가했는데, 호가를 낮춘 매물이 줄이어 나오는 아파트 사례도 나왔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물 증가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5월9일 이후로는 지속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은 지방 선거가 지나고 세제 개편 윤곽이 나오는 올 여름 이후에나 결정될 전망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416개입니다. 지난달 23일 5만6219개보다 16.36% 늘어났습니다. 지난 1월23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시기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정부가 세제에 대해 후속 조치에 나서면서 매물 증가세는 강남3구와 한강벨트에서 시작해 기타 자치구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강남3구 중 송파구는 35.65%, 서초구는 19.55% 늘어서 서울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습니다. 강남구는 15.41% 늘어 평균치를 소폭 하회했습니다. 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용산구 등 한강벨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부적으로 증가율을 살펴보면 △강동구 27.59% △광진구 30.04% △동작구 29.14% △마포구 26.41% △성동구 41.83% △용산구 21.81% 등으로 서울 평균치를 전부 상회했습니다.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이같은 매물 증가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초구 잠원동의 A 중개업소 관계자는 "34평형 호가가 60억원인데 다주택자 매물 중에 50억원 매매가 가능할수도 있는 급매물이 있다"며 "45억~46억원 호가가 실제 매매가는 44억원이 될 수 있는 경우, 호가 56억8000만원이 52억원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파구 문정동 소재 B 중개업소 관계자도 "1개월전 호가가 28억5000만원하던 34평형은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면서 1억~2억원 하락해 27억원에서 27억5000만원이 됐다"고 했습니다.
 
매물 늘어도 실제 거래는 미미…매도·매수 입장차 뚜렷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중에서는 노원구와 관악구가 상대적으로 매물 증가세가 뚜렷했지만 서울 평균 수치보다는 아래입니다. 노원구는 13.33%, 관악구 16.00%입니다.
 
매물이 증가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눈치보기를 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용산구 이촌동 C 중개업소 관계자는 "물건들은 많다"면서도 "급매가 나와도 호가가 실거래가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매수자가 맞출 수 없는 가격 수준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19일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
 
이어 "현재로서는 매물 중에서 거래될 수 없는 물건들이 많다는 것"이라면서 "매수자 중에서는 '절세 매물'을 기대하며 추이를 더 지켜보는 사람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관악구 현석동 D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현재 매물이 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서도 매물 증가는 일시적 현상으로 전반적인 거래량 증가 흐름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출 제한 등으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데다, 중과 유예가 끝나는 5월9일 이후로는 매물이 덜 나올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C 중개업소 관계자는 "5월로 넘어 가면 매물이 줄어들어서 가격은 오를 것이다. 저렴한 물건이 나오는 건 기대를 못할 것 같다"며 "현재 급매가 나와도 매수자가 가격을 못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 이후에는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5월9일 이후에는 매도자들이 한층 더 가격을 올려서 내놓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D 중개업소 관계자도 "어제 한 손님은 자기 집 매물을 5월9일 지나서 매매하겠다고 그러더라. 호가를 기존 12억5000만원에서 1억원을 높여 놓기까지 했다"며 "5월9일 지나면 매물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공급이 부족하니까 그러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성동구 성수동2가의 E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다주택자는 물건을 팔고 싶어하기 때문에 문의는 해온다"면서도 "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매수자가 이를 받아줄 수 없다. 현금 많은 사람이 무주택자일리가 없잖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때문에 업계는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세제 정책이 구체화되고 집값 추이가 분명해지기 전까진 숨고르기 국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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