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석유 장악 ‘본격화’…석화·정유 ‘예의주시’
트럼프, 미 석유 기업 진출 독려
석화·정유업계 ‘반사이익’ 가능성
실제 영향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2026-01-08 15:22:53 2026-01-08 15:34:3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편에 나서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정유업계도 관련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릴 경우 글로벌 원유 수급량과 생산 구조의 변화로 국내 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의 노후한 석유 생산 설비를 개선하고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국내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장악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 당국이 미국에 고품질 제재 대상 원유 3000만~5000만배럴을 인도할 것”이라며 “해당 원유는 미국 내 하역 부두로 직접 반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발생한 수익금의 분배 역시 미국 정부의 재량으로 결정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으며, 해당 원유는 미국의 제재와 수출 봉쇄로 인해 저장고와 유조선에 적체돼 있던 물량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 과도정부 운영과 병행해 ‘베네수엘라 재건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미국 석유 회사들이 현지에 진출해 노후한 석유 인프라를 교체·확충하고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석유 수급 질서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정유업계도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3030억배럴의 석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와 투자 부족, 국영석유회사의 경영 부실 등으로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92만배럴에 그치고 있으며,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은 그동안 낮은 가격에 중국으로 수출돼왔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케네디 인근의 석유 시추탑. (사진=뉴시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직접 개발·조달하게 될 경우 중국이 저가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이 석유화학제품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저렴하게 수입해온 덕분인데, 서방국가의 제재로 중국의 이란·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마저 불확실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베네수엘라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소화해온 중국의 원유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요인”이라며 “배럴당 10~20달러가량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용해온 중국 국영 업체들이 러시아나 중동산으로 수입처를 전환할 경우 원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대규모로 시장에 공급될 경우, 중동 산유국들도 이에 대응해 추가 공급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이 나타나면서 원유 가격 하락으로 정유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낙후된 석유 생산 설비를 교체하고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데는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간 내 원유가 대량으로 시장에 풀리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외신 등을 종합하면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 최대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현재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이 하루 90만배럴 수준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1%에 불과한 만큼,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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