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시을)이 26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경제>에서 “중국은 연구개발 못지않게 기술거래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상하이 기술거래소를 소개하고, “우리나라도 연구와 상품화를 연결하는 기술거래소 같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원은 “중국은 대학과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플랫폼에 올리면 진행과정부터 검토한 국가와 국유기업이 지원하고 투자한다”며 “외부평가기관과 시장이 경제적 가치와 기술적 가치, 과학적 가치, 사회적 가치, 녹색산업 가치 등 ‘오원 가치’를 통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4대 국가급 광역경제권전략’ 중 하나인 장강(長江)프로젝트와 국내시장을 비교한 그는 “우수한 기술력과 제조업 강점을 살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나 EU(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 다국적기업에 기술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미리 구축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흥미를 갖고 투자할 수 있다”며 소규모 시장 극복을 위한 해외투자 등을 관건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정 제안 도민성장펀드, 지선 공약 인기
박 의원은 “국내 금융기관은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에만 집중하는데, 장기적인 연구개발과 자금이 필요한 딥테크(Deep Tech)는 국가기관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다행히 이재명정부에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만들었고, 지난번 제가 제안한 도민성장펀드를 정치권에서 인지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가져가겠다는 후보가 많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국가의 여력이 부족할 때 민간이 들어와서 성공시키고 혜택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기관 투자 중심의 중국을 앞서갈 수도 있다”고 밝히고, “국민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고, 기관들은 정확하게 평가하고, 정부가 합법화시켜서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전체 파이가 커지고 계속해서 과감하게 투자하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패를 해본 사람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실제로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며 “창업을 해본 경험으로 인해서 다음에는 창업프로세스에서 잘못된 것들을 고치지 않겠느냐”고 강조하고, “창업정신을 키워주고 실패해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 등 투자 시스템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이승원 평론가가 박정 의원에게 ‘중국 상하이 기술거래소’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사진 = 뉴스토마토)
거대 중국시장 겨냥한 창업훈련영 파주 유치
박 의원은 베이징대(北京大) 창업훈련영과 지스페이스(GeeSpace) 사례를 들어 창업-제품화-마케팅-매출로 이어지는 창업프로세스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창업훈령영은 훈련과정에서 나온 시제품을 경쟁시켜 시상하고, 샤오미 판매망을 통해서 판매하게 한다”며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해서 공동으로 창업하고 마케팅하면 훨씬 큰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파주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경기북부청년사관학교를 유치하며 우수청년 CEO 174명, 누적매출 1356억원, 770명 일자리 창출 성과를 올린 박 의원은 ‘파주를 세계 혁신과 연결되는 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창업훈련영과 교류해왔으며, 한중 양국 청년창업가의 교차 프로그램, 글로벌시장 진출 협업 등 실질적 네트워킹에 대한 기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창업훈령영은 500명의 멘토단이 21개 분원을 통해 베이징대 출신이 아닌 창업자까지 25만명을 훈련시켜서 74개의 상장기업을 만들어냈으며, 지난 4일 파주에 해외 최초로 개장했습니다. 지스페이스는 저장지리홀딩그룹 계열의 AI 기반 저궤도 인공위성 제작사로 2018년 창업 이후 인공위성 72기를 발사했으며, 연간 500기의 위성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공계 출신 정치인 중국 46% vs. 한국?
박 의원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부 내 이공계 출신이 46%”라며 “베이징 항공항천대(北京航空航天大) 등을 졸업한 뒤 성급(省級)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서 기술굴기를 이끌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도 이공계 출신 정치인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중 이공계 출신이 10%, 의·약학계열 포함 시 12%선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박 의원이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에 있었는데 기술고시 공채 규모가 행정고시보다 현저하게 작았다”고 회고하고, “기술고시를 30% 이상 늘리고 장·차관도 30~40%를 이공계 출신이 차지해야 세계적인 기술경쟁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올해 5급 공채 선발 인원 305명 중 직군별로 동네직군(행정직)이 215명, 기술직군 90명이었습니다. 7급 공채는 595명 중 동네직군 399명, 과학기술직군 166명이었으며, 9급 공채는 4330명 중 동네직군 3630명, 과학기술직군 700명으로 행정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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