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 급성장 이면엔 '카카오 의존도'
공시상 조달·운용·시스템 모두 계열 집중…외부 네트워크는 '심사 변수'
수의계약·이사회도 계열 영향권…독립성 확보가 핵심 과제
2025-11-28 16:08:07 2025-11-28 19:48:41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기업금융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지만, 카카오 계열에 집중된 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시를 통해 확인되는 조달·운용 내역이 계열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어, 외부 금융기관과의 신용·거래망 구축이 충분한지 여부가 인가 심사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2025년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금 조달 내역에는 계열사 차입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특히 2025년 6월25일 정정 공시에는 회사가 모회사인 카카오페이(377300)로부터 450억원을 차입한 사실이 명시돼 있으며, 공시 기준 자기자본의 27.28%가 계열사 차입으로 구성돼 있고 이는 외부 조달과 병행되는 구조입니다. 차입 조건은 연 4.6% 금리, 2026년 6월30일 만기입니다.

한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초기 계열사 차입금은 대부분 상환돼 현재는 외부 조달 비중이 더 크다"며 "공시는 제출 주기상 최신 상환 내역이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산 운용 내역에서도 공시 범위에서는 계열 중심 흐름이 나타납니다. 2023~2025년 제출된 '유가증권-채권·수익증권' 공시에는 거래 상대방이 모두 카카오뱅크(323410)로 기록돼 있습니다. 다만 이는 특수관계자 거래만 공시하는 제도 특성 때문이며 회사 관계자는 "실제 운용에서는 외부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공시로 확인되는 범위에서 계열과의 거래가 집중돼 있는 만큼 외부 신용·거래 네트워크가 인가 심사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핵심 인프라 역시 독립적이지 못한 상태입니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제출된 수의계약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금융서비스 핵심 인프라에 해당하는 전산·보안·인증·펌뱅킹 체계를 독자 구축하지 않고,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와의 수의계약 약 168억원 규모로 운영해왔습니다. 장애 대응력과 기술 독립성이 중요해진 최근 금융보안 환경을 고려하면, 핵심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계열사 의존 구조로 고착돼 있다는 점은 IB 업무 확대를 위한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독립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의 이사회 의사록을 살펴보면 해당 기간 동안 모든 안건이 전원 찬성·원안 가결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계열사와의 대규모 수의계약, 그룹 내부 자금 차입 등 중대한 사안에서도 단 한 차례의 반대나 보류 의견이 없는 점은 이사회가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깁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B 업무는 리스크 기반 사업인데, 내부 견제가 형식적이면 사고 발생 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영 구조를 종합하면 조달·운용·시스템 등 핵심 운영 기반이 공시상 계열 내부에 집중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외부 금융기관과의 신용·거래망 및 독립적 인프라 구축 수준이 충분한지 여부는 IB 인가 과정에서 검토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부 금융기관과의 조달 네트워크나 신용 기반은 인수업 인가 심사에서 살펴보는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인수업을 처음 신청하는 회사는 외부 네트워크가 부족할 수밖에 없어 인력·조달·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빌드업했는지가 핵심"이라며 "현재 구조가 곧바로 인가 불가를 뜻하지는 않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런 부분이 보완되지 않으면 인가가 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독립성 문제가 보다 직접적인 리스크로 거론됩니다. 한 증권사 IB 담당 관계자는 "IB는 계열 내부가 아니라 외부 시장에서 얼마나 신뢰를 받느냐가 기준"이라며 "자금 조달부터 운용·시스템까지 계열에 고착된 구조라면 심사 단계에서 독립성 문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에서 보이는 구조처럼 계열 거래 비중이 높게 유지되면 기업공개(IPO) 주관이나 회사채 인수 같은 본격적인 IB 업무 수행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계열 밖에서 인정받는 조달력·리스크 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 (사진=카카오페이증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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