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이재용 "특급인재 모셔라" 주문…삼성전자 해외 빅테크 출신 부상
아마존·엔비디아·인텔 출신 부사장 승진
AI·로봇·파운드리 분야에 외부 출신 등용
기술 경쟁력 강화 총력전
2025-11-25 16:03:57 2025-11-25 16:33:56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16: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아마존, 엔비디아, 인텔 등 해외 빅테크 출신 인재들을 부사장급으로 대거 발탁하며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중심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부터 강조해온 특급 인재 확보 기조가 실제 임원 수혈로 이어지며 AI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아마존·엔비디아·인텔 출신 나란히 부사장 승진... 글로벌 인재 전진 배치
 
삼성전자는 25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51명과 상무 93명 등 총 161명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인텔, 엔비디아, 아마존, 글로벌파운드리 등 해외 빅테크 및 선진 반도체 기업 출신 인사들이 부사장급에 대거 포함돼 AI, 로봇, 반도체, 파운드리 핵심 조직에 전면 배치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1일 사장단 인사에서도 양자컴퓨팅 전문가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선행 기술 연구조직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신임 소장으로 영입하며 미래 기술 확보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과거에는 내부 경영진이나 엔지니어 출신이 맡아왔지만, 외부 인재를 등용한 파격 인사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재용 회장이 강조해온 특급 인재 확보 기조가 ‘삼성 순혈주의’를 깨고, 임원 인사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 프린시펄 사이언티스트 출신 이성진 상무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랭귀지 AI 핵심기술개발그룹장을 맡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개발을 주도해온 전문가로, 딥러닝 기반 대화형 플랫폼 개발 역량을 인정받았다.
 
엔비디아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출신 권정현 상무 또한 삼성리서치 로보센터를 이끌면서 부사장에 올랐다. 권 부사장은 로봇 인텔리전스 전문가로, AI 기반 인식·조작 기술 등 로봇 주요 기술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반도체(DS)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업 출신 약진이 이어졌다. 인텔 출신 노경윤 상무는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1그룹장으로 부사장 승진해 NAND 공정 통합, 셀 신뢰성 개선, 양산성 제고 등 핵심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글로벌파운드리 출신인 이강호 상무 또한 부사장 승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 PA3팀장을 맡아 포토닉스, 차세대 내장메모리 등 신기술 기반 성숙노드 공정 개발을 성공시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사업영역을 확장한 공을 인정받았다. 
 
연말 외부 수혈도 확대되고 있다. 인텔 수석엔지니어 출신 차순우 상무는 두 달 전 DS부문 CTO 산하 반도체연구소 패키징(PKG)개발팀에 합류했고, 애플 테크리더 출신 곽정석 상무는 세 달 전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팀에 영입됐다.
 
삼성전자 측은 <IB토마토>에 “미래 사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등용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 가속... 성과주의 인재 중용 기조 강화
 
올해 인사는 예년보다 규모도 더 커졌을뿐 아니라 30대 상무·40대 부사장 승진자 비중이 커지며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해졌다. 삼성전자 임원 인사 규모는 2021년도 214명, 2022년도 198명, 2023년도 187명, 2024년도 143명, 2025년도 137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과 경쟁력 있는 세대교체로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은 76조2045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추정치 37조6809억원 대비 102.24%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예상 영업이익을 116조448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삼성전자가 HBM과 파운드리에서 경쟁사 대비 벌어진 기술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 출신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하고 있다”며 “이재용 회장의 인재 경영 기조가 조직 전반에 반영되면서 기술 혁신 속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승진시키며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유지했다”며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하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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