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기업 60% “반대”
“경영 전략에 따른 자사주 활용 어려워”
기업 80% “자사주 취득 안 하거나 축소”
의무화 시 자기주식 취득 유인 축소 전망
2025-11-12 14:32:21 2025-11-12 14:59:0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최근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 하는 상법 3차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절반 이상이 이러한 개정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업들은 경영 전랙을 위한 자사주의 활용 불가 및 경영권 방어 약화 등의 이유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기업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자사주를 10% 이상 보유한 10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관련 기업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2.5%반대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중립적 입장22.8%, ‘도입에 찬성14.7%에 그쳤습니다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문제점으로 사업재편 등 다양한 경영전략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불가’(29.8%)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경영권 방어 약화’(27.4%), ‘자기주식 취득 요인 감소로 주가 부양 악영향’(15.9%), ‘외국 입법례에 비해 경영환경 불리’(12.0%) 등 순이었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자기주식 취득 유인이 전반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취득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60.6%취득 계획 있다’(14.4%), ‘취득 검토 중’(25.0%) 등의 응답보다 많았습니다. 취득 계획이 있거나 검토 중인 기업들도 향후 취득 규모를 축소하겠다’(56.2%)는 기업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반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기업은 36.5%, ‘자기 주식 취득을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7.3%였습니다
 
대한상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입법화되면 사실상 응답 기업의 80% 이상이 자사주 취득을 안하거나 축소한다는 입장이라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상의는 일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자사주 취득 후 1~5일간의 단기 주가수익률은 시장 대비 1~3.8%포인트 높고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6개월, 1년의 장기수익률도 시장 대비 각각 11.2%부터 19.66%포인트까지, 16.4%에서 47.91%포인트까지 높아 주가 부양 효과가 확인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소각에 의한 단발적 주가 상승 기대에 매몰될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 기업의 반복적인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주가 부양 효과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또한 현재 발의된 개정안들은 향후 취득하는 자기주식뿐 아니라 이미 보유 중인 자기주식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내 소각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기업의 67.6%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 중 일부(20.3%)는 기존 보유 자사주에 대해 소각이 아닌 처분 의무만 부과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 하지 않는 대신 신규 취득 자기주식에 대한 처분 공정화에 대해서는 긍정 의견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기업 79.8%가 이에 동의하고 있는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0.2%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신주 발행 시 신기술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3자 배정을 허용하는데, 자사주 처분도 이에 준해 제3자에 대한 처분을 인정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기업의 자의적인 제3자에 대한 자사주 처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소각 의무화보다는 처분 공정화에 방점을 두면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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