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G전자가 세탁기 등 전통적인 가전의 판매 전략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과의 B2B(기업 간 거래)를 확대해온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로 상업용 세탁 시장의 점유율을 키워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국내 세탁업체 크린토피아 매장에 LG전자 상업용 세탁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LG전자)
최근 LG전자가 국내 세탁업계와의 협업을 계속해서 늘리고 있습니다. 28일 LG전자는 국내 최대 세탁업체 중 한 곳인 크린토피아에 상업용 대용량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출시와 동시에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해외 박람회 등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신제품들을 내세워, 국내 상업용 세탁기 시장의 B2B 판매를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에도 최근 1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식주컴퍼니는 176개의 무인 스마트 세탁소 ‘런드리24’와 호텔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9년 런드리고 출시 이후 모바일 세탁 분야에서 매출 기준 국내 1위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상업용 세탁·건조기 시장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미국 ‘클린쇼’, 독일 ‘텍스케어’ 등 해외 박람회에 제품을 선보여 경쟁력을 입증했고, 지난 5월에는 북미 최대 세탁 체인 기업 CSC서비스웍스, 미 세탁 솔루션 기업 ‘워시’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세탁 시장에서 성과를 보였습니다.
국내외 세탁업체들과의 연이은 파트너십으로 LG전자는 무인 빨래방과 세탁편의점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곽도영 LG전자 HS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그간 외산 제품들이 점유하고 있던 빨래방 시장 점유율을 (LG전자가) 빠르게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는 상업용 세탁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스카이퀘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상업용 세탁시장은 오는 2032년까지 108억달러(약 1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세탁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은 LG전자 가전 분야의 장기적인 실적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미국발 관세정책과 중국 가전업체의 추격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점진적으로 세탁업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상업용 세탁기 시장을 조준해 이전부터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준비해왔다”며 “점진적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