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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이 일었던 코스닥 상장 기업
코스메카코리아(241710)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반영하는 책임투자를 강조해왔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배구조 문제 보다 최근 K-뷰티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국민연금공단)
지배구조보다 수익성 높게 평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코스메카코리아 주식 11만325주를 확보했다. 이에 보유주식수는 지난 5월8일 116만7359주(지분율 10.93%)에서 7월22일 127만7684주(11.96%)로 확대됐다. 지분율은 1.03%포인트 늘었다. 이는 최대주주인 박은희 코스메카코리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율 25.2%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국민연금이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을 늘린 데에는 수익성이 큰 이유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카코리아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2년 미국과 중소기업 브랜드 수출이 확대되면서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2022년 3994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4707억원으로 17.85%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5243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대를 넘겼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04억원, 492억원, 604억원으로 확대되면서 2022년 2.6%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5%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메카코리아 매출은 2801억원으로 지난해 반기(2694억원)으로 3.97% 증가, 영업이익은 318억원에서 353억원으로 11.01% 늘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6%까지 올랐다. 이는 코스메카코리아 보다 매출 규모가 큰 동종기업인
한국콜마(161890) 영업이익률 9.6%,
코스맥스(192820) 9.3%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매출원가율이 최근 3년간 크게 줄었다. 지난 2022년 83.70%이던 원가율은 지난해 76.25%로 7.45%포인트 줄었다. 판관비율은 2022년 대비 1.47%포인트 줄어든 12.23%를 기록했다.
ESG통합전략 이행 실행은 '글쎄'
코스메카코리아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최근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데 실패한 전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박은희 부회장과 남편인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회장이 각자 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부부 경영'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는 한 명이 부재하더라도 남은 한 명이 법적인 의사표시를 할 수 있어, 독단적인 의사결정 가능성, 투명성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을 추가 매수는 그동안 책임투자 강화 목소리를 높여오던 행보와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ESG 책임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훼손을 막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드를 도입하며 투자자로서 기업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도하고, 비재무적 리스크(ESG)를 고려하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이후 국내주식부터 해외주식, 채권, 대체 투자로순으로 ESG평가를 도입했다.
ESG평가에 따라 AA(최상), A, BB, B, C, D(최하) 등 6개 등급으로 나뉘고 있지만, 평가 기준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ESG평가에서 D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원칙적으로 벤치마크 편입 비율을 초과하지 않으면 투자가 가능하다. ESG 등급 하위 종목은 검토보고서에 운용역 의견과 ESG 보고서를 첨부해 신규 편입할 수 있다. 즉, 형식적인 기준을 지킨다면 ESG 리스크가 큰 기업에도 사실상 투자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실제로 ESG 요소를 얼마나 고려해 투자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책임투자 위배 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라며 "ESG 외에도 국민연금이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 산업재해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될 여지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IB토마토>는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을 추가 매수한 이유에 대해 국민연금에 물었지만 "투자 이유 공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라는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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