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타지키스탄은 이름조차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죠. 그러나 해발 3000m가 넘는 산악지대와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파미르 고원을 품은 이 나라는 젊은 인구와 풍부한 자원, 그리고 한류에 대한 호감까지 더해져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 기업들엔 미지의 시장이지만 그만큼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무대이기도 합니다. 베일에 싸인 타지키스탄의 진짜 얼굴을 함께 들여다봅니다. (편집자 주)
중앙아시아의 심장부에 위치한 나라, 타지키스탄.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고원의 웅장한 자연과 고대 실크로드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이 나라는 지금,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과 닮은 놀라운 여정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내전이라는 아픈 역사를 겪으며 모든 것이 멈춰 섰던 이 나라는 그 당시 모든 것을 '0'에서부터 시작해 '제2의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내전 상처 딛고 일어선 나라
타지키스탄은 1991년 독립 직후부터 5년 동안 잔혹한 내전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는 약 15년 이상 후퇴했고, 사회 기반 시설은 무너졌으며 수많은 인재들이 해외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내전이 종식되면서 2000년대 초부터 타지키스탄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현재 타지키스탄의 경제 발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개발도상국입니다. 타지키스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단순히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을 넘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는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변모한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확히 일치하는 지향점입니다. 타지키스탄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고 더 나아가 인류에 기여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품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 시가의 중앙 모스크. 타지키스탄 최대의 이슬람 사원이다. (사진=주한 타지키스탄 대사관)
숨겨진 잠재력…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재들
이러한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타지키스탄은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천연자원입니다. 파미르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는 타지키스탄을 수력자원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중앙아시아 전체 수자원의 60%를 보유한 이 나라는 발전량의 95% 이상을 수력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막대한 잠재력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타지키스탄을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을 것입니다.
또한 타지키스탄은 금·은·안티몬·희토류·구리 등 다양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웅장한 산악 지형을 활용한 관광자원도 풍부합니다.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파미르 고원은 이미 세계적인 등산객들과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젊고 역동적인 인적 자원을 자랑합니다. 높은 교육열을 가진 젊은 세대는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최근 한국과의 고용허가제 협정은 이러한 인적 자원이 한국 산업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동시에 선진 기술과 경험을 습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타지키스탄, 새로운 미래 여는 파트너십
자원이 부족했던 대한민국이 오직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선진국이 된 것과 달리, 타지키스탄은 인적자원뿐 아니라 풍부한 천연자원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걸었던 길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선진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높은 인건비와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이러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미개척 시장이 풍부하며 내년에는 직항 노선이 개설될 예정이어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기회의 창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늦으면 이러한 좋은 자리들이 다른 나라의 기업들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2025년 갤럽이 발표한 글로벌 안전 보고서에서 타지키스탄은 '밤에 혼자 걸어 다녀도 안전한 나라' 부문에서 95%의 응답자가 "안전하다"고 답해 싱가포르(98%)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이미지=갤럽)
특히 타지키스탄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안전한 나라로 손꼽힙니다. 2025년 '글로벌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은 밤에 혼자 걸어 다녀도 가장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투자와 관광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한 지난 8월 말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이루어졌으며 내년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타지키스탄과 대한민국은 오랜 역사와 문화 속에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가족을 중시하는 공동체 문화와 높은 교육열, 근면 성실한 국민성은 양국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입니다.
타지키스탄은 '제2의 대한민국'을 꿈꾸며 오늘도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단순한 경제 성장을 넘어, 인류에 기여하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고귀한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은 대한민국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2025년 갤럽이 발표한 '2024 세계 법질서 지수'에서 타지키스탄은 97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미지=갤럽)
보보예프 루스탐존 타지키스탄 오리욘은행 한국지사 대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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