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한국인 귀환 도운 대한항공 B747, 11월에 팔린다
시에라 네바다에 5대 매각
나머지 한 대는 공군 1호기
2025-09-29 14:45:08 2025-09-29 14:57:3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보잉747-8i(인터컨티넨탈) 여객기가 오는 11월 미국 우주항공 기업 ‘시에라 네바다’에 팔립니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지난달 미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체포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태워 무사히 귀환한 기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0일 미 조지아주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체포된 한국인 귀환을 돕기 위한 대한항공 747-8i가 하츠필드-재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
 
대한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B747-8i 여객기 6대 가운데 5대를 9183억원에 매각하고, 나머지 1대는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로 계속 운영합니다. 당초 시에라 네바다에 인도하는 시기는 9월 말이었으나, 절차적 이유로 11월 말로 순연됐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입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인도 및 송출 시점은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며 “이번 일정 조정은 계약상 문제가 아니라 절차적 순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시에라 네바다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며, 외신을 통해 매각 기종이 747-8i로 확인됐습니다. 시에라 네바다는 보잉이 747-8 생산을 종료함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중고 기체를 사들이는 것입니다. 이후 미군의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센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기체로 개조할 예정입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핵전력 증강을 의식한 탓인지 핵전쟁 시 전 세계 미군을 공중에서 지휘·통제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에라 네바다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 항공기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매각에서 제외된 1대는 대통령 전용기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2020년 대한항공과 임차 계약을 체결했으며, 임대 기간은 오는 2026년까지입니다. 대통령실은 엔진 안전성 등의 이유로 4발 엔진 항공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계약 연장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특히 4발 엔진을 탑재한 B747-8i는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000km로 기존 B747-400보다 1500km 더 멀리 비행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B747 퇴출은 기름을 많이 소모하는 대형기를 줄이고 연료 효율성이 높은 중대형 기재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2021년 글로벌 항공 전문지 ‘플라이트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A380을 5년 내, B747-8i도 10년 내 퇴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B747-8i는 구금된 한국인을 무사 귀환시켰다는 상징성과 기술적 강점을 갖춘 기종이지만, 글로벌 항공사들이 연료 효율성이 높은 기재 중심으로 기단을 재편하는 추세이기에 대한항공도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공군 1호기 운용 여부는 정부 차원의 별도 결정 사안으로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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