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이로보틱스, 경영권 분쟁에 로봇 신사업 동력 잃나
2년간 소액주주-대주주 합의점 못찾아
유상증자 무효 판결로 로봇 신사업 차질
2025-09-18 06:00:00 2025-09-18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5일 18: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아이로보틱스(옛 와이오엠(066430))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소액주주 측은 아이로보틱스가 8월4일 예고한 유상증자가 신사업 확장이 아닌 경영권 방어용 우호지분 확보 목적이라며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추진해온 로봇 신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 불만에서 촉발된 분쟁··팽팽한 힘겨루기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로보틱스의 2대주주 케이휴머스는 지난 3월 염OO 전 아이로보틱스 대표로부터 지분 60억원어치를 양수했다. 인수대금 총액 60억원 중 328일 케이휴머스가 계약금 10억원, 331일 케이휴머스 측에서 선임 예정인 임원들이 50억원을 지급하는 구조로 최초 공시됐다. 이후 48일 정정공시를 통해  임원들이 인수대금을 납입한다는 내용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공시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소액주주와 대주주 간 갈등은 이미 2023년부터 시작됐다. 소액주주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회사를 이끈 염 전 대표가 경영 과정에서 ▲상법상 하자 있는 딸 이사 선임(주주총회 의결권 위조) ▲주가조작 ▲원정도박 등 문제를 일으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샀고 이를 발단으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케이휴머스가 3월31일 최대주주로 올라선 직후, 소액주주 측도 4월2일 지분율 5.7%를 확보하며 맞섰다. 다만 실질적인 의결권 영향력은 케이휴머스에 쏠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케이휴머스는 초다수결의제를 활용해 소액주주 측이 상정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차례로 부결시키며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이휴머스는 지난달 '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유한회사'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됐다면 아이로보틱스혁신성장1호유한회사는 아이로보틱스의 지분 18.6%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등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이 유상증자가 신사업 추진과는 거리가 먼 대주주의 우호지분 확보 목적이라고 보고 신주 발행 무효의 소를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유상증자는 수포로 돌아갔다. 

 

소액주주연대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이로보틱스는 지난 3월 케이휴머스가 염 전 대표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당시 선임될 예정인 임원들이 총인수대금 60억원 중 50억원을 책임진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다"라며 "염 전 대표가 자행한 불법행위 등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새로운 최대주주에게 인수대금을 빌려줘 인수하게 만든 다음 자신이 회사를 실질 지배하는 구조를 짰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분쟁 장기화 속 로봇 신사업 '빨간불'
 
아이로보틱스는 3월 정관에 로봇감속기 관련 사업을 추가하고 6월 사명을 와이오엠에서 아이로보틱스로 바꾸는 등 신사업 준비에 나섰다. 이번 유상증자도 공식적으로는 로봇 신사업 추진 자금 조달 목적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제동으로 계획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소액주주 측은 회사가 본업인 폴리에틸렌 사업과 무관한 로봇 신사업을 통해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한 관계자는 지난 2018년 7월 아이로보틱스는 본업과 무관한 바이오사업을 한다고 공시해 주가 상승을 유도한 이후 번번이 신사업이 실패해 주가가 폭락한 전례를 지적했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접점 없는 신사업 추진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는 회사 재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회사가 신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로보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액주주 측에서 케이휴머스가 염현규 전 아이로보틱스 대표로부터 인수대금을 빌려서 대주주에 올랐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는 법적 절차에 따라 확인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 관련해 합의가 진행중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