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의약품 10위권 시장으로 꼽히는 캐나다에서 '데노수맙'과 '애플리버셉트' 성분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자(퍼스트무버) 지위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두 회사는 2010년대 중반부터 동일 성분의 허가를 받으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11일 캐나다 보건부가 지난 7월31일자로 작성한 의약품 심사 리스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4개 의약품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회사별로 보면 셀트리온은 2023년 9월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지난해 들어선 5월과 7월 각각 '프롤리아-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2개와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7월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작년 5월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2종 허가를 신청했고 지난해 7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승인에도 도전했습니다.
캐나다에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를 신청한 애플리버셉트, 데노수맙 성분 바이오시밀러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두 회사 중 어느 성분이든 먼저 허가를 받으면 퍼스트무버 지위를 얻게 됩니다.
두 회사 간 캐나다 진출 경쟁은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했습니다. 셀트리온은 2014년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로 캐나다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3년 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승인에 성공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보다 3년 앞선 2018년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허가를 받았습니다.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가에는 셀트리온이 2018년 먼저 도달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년 늦은 2022년 승인을 따냈습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캐나다 시장 선점을 놓고 각축전을 벌인 건 시장 규모와 현지 정책 등을 고려한 해외 진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캐나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2억달러(약 1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전 세계 10위권 국가입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포함한 상당수 주정부는 약값을 일부 보조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권장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처방량을 늘려 약값이 비싼 오리지널과 경쟁을 유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셀트리온은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은 뒤 "캐나다는 대표적인 친 바이오시밀러 정책 도입국으로 꼽히는 만큼 꾸준한 경쟁력 강화와 고품질의 의약품 공급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 허가 이후 "북미 지역에서는 캐나다가 첫 판매 허가 국가가 됐다"면서 중요성을 부각한 바 있습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한편, 캐나다는 임상시험 3상 없이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검토하겠다는 개정안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임상(CES)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따른 결정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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