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에 친중·혐중 어디 있나…주한미군 유연성 동의 어렵다"
이 대통령, 방미길 기내 간담회…"한·미 협상, 최소한 실망시키지 않을 것"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세에 "중요한 건 국민 삶 개선…최종 평가 있을 것"
2025-08-25 14:11:35 2025-08-25 15:07:49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조슈아 킴 대령으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중' 논란에 대해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나"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 유연성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천편일률적 외교 안돼…실용적 접근"
 
이 대통령은 24일 일본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이동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깜짝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일각의 친중 이미지 지적도 있는데, 이를 불식할 만한 준비가 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 외교의 기본은, 근간은 한·미 동맹"이라면서도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 좋겠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 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밝히면서도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는 외교 안보 관계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어느 국가를 완전히 배제되거나 절연해서 적대적 관계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요구하는 주한미군의 유연화와 관련해서는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는 우리 입장에서도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단어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그런 것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이기 때문에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험악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연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과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해줬다"며 "자신들과 미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주기로 약속도 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일본 측과 별도로 접촉했다고 이 대통령이 소개했습니다. 
 
"쌀·소고기 개방 없다"…비관세 압박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서는 "주요 의제는 사전에 다 실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진행한다"며 "정상 간 대화에서 결정되어야 할 부분도 있기 마련이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국가이고, 주권국가에서 우리 주권자들, 우리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된다는 책임감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농축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는 "언제나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요구, 자신들에게 유리한 요구를 하기 마련"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일단 한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한 한반도 비핵화의 단계적 접근에 대해서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한 합의의 핵심 내용"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평화와 안정, 그리고 우리 동북아시아, 아시아,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를 위해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는 분명히 있고 시정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제 문제, 안보 문제, 기술협력 문제, 기후 문제, 국민들 간에 교류 협력 문제를 다 팽개칠 필요는 없지 않냐"고 짚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미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과 여당 대표 다르다"…반탄 대표와 대화 예고
 
이 대통령은 이날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26일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 결과에 따른 반탄(윤석열 탄핵 반대)파 대표의 선출과 관련해 "공식적인, 법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출되면 대화해야죠"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참 어려운 문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그런 고민이었을 것 같다"면서도 "여당 대표의 입장과 대통령의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뽑힌다 하더라도 뽑은 사람들도 국민이고, 일단 거기에 대해서 나중에 어떤 법적, 정치적 제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통합'을 위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최근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지지율 하락에는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 삶의 조건을 더 낫게 만들어놓는 것"이라며 "정치라고 하는 게 어떤 표현, 포장 이런 걸 잘해서 일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물론 의미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좀 더 나은 나라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여론조사에 대해 "결국은 국민 지지율로 최종 평가될 것"이라면서 "너무 연연하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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