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원, CB 발행 '꼼수'…오너 일가 지분 불리기 수법 반복
기 발행 CB 일부 콜옵션 행사자로 최대주주 티앤엠 지정
시장가 대비 낮은 가격으로 지분율 확대 편법 수단 평가
박성철 회장과 아들 개인회사…수차례 CB 인수로 지배력 강화
2025-08-14 06:00:00 2025-08-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2일 16: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패션기업 신원(009270)이 전환사채(CB) 매수선택권 행사자로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를 지정했다. 티앤엠은 박성철 신원 회장과 아들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신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티앤엠은 시장 가격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지분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티앤엠은 그동안 수차례 CB 인수를 통해 신원에 대한 지분율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CB 인수가 시장 매수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지배력 확대 편법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티앤엠이 그동안 신원을 통해 매출과 차입금을 조달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자금줄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네시아 2법인(사진=신원)
 
현금성자산 7억원…신원에 자금 조달 받을까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은 최근 제122회차 CB에 대한 매수선택권 행사자로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를 지정했다고 공시했다. 62억5천만원 규모로 이로 인해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도 신원에 대한 보유 지분율을 기존 24.01%(2656만5753주)에서 27.28%(3017만8469주)로 확대한다고 공시했다. 발행회사의 전환사채 매수선택권 행사자 지정으로 티앤엠의 지분이 약 3.27%포인트(361만2716주) 늘어날 예정이다.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2001년 광고대행과 주식소유를 통해 신원의 사업을 지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연말 기준 박 회장이 지분 39.2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으며, 아들 박정빈 신원 부회장(지분 23.82%), 박정주 대표이사(23.82%), 장남 박정환씨(13.14%)가 각각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번에 티앤엠이 지정받은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약 63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티앤엠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억원에 불과하다. 지정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 측은 공시를 통해 신원의 전환사채 매수선택권 행사자 지정으로 취득 자금 조성 경위와 원천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신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데다 동사 주식 2343만3075주를 담보로 총 247억원을 차입한 사례가 있어, 결국 비슷한 수단을 사용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2015년 매출 24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까지 약 7년간 매출이 전혀 없는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로 운영돼 왔다. 이후 매출액은 2023년 3000만원, 2024년 17억7340만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모두 용역매출로 관계기업과 거래에서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3년 신원으로부터 매출 3000만원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신원에서 약 14억500만원, 신원글로벌에서 약 3억6840만원의 매출을 얻었다. 티앤엠이 광고대행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 등이 주요 거래내역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신원을 통해서 매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해오면서 결손금은 71억원에 달했다. 다만, 자본총계는 123억원으로 자본금(77억원)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수차례 CB 인수로 신원 지배력 확대
 
앞서 티앤엠은 지난 2022년 1월과 6월 두 차례 CB 인수를 통해 701만7542주를 확보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권리행사를 통해 보통주로 전환해 총 소유주식수를 2500만5753주로 확대했다. 이 같은 방식은 일반적으로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CB 콜옵션을 통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지분율을 확대하는 편법으로 활용돼 왔다. 최대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콜옵션은 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나 계약 당사자가 사전에 유리한 가격에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제122회차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주당 1730원으로 책정됐다. 12일 종가(1871원)와 비교하면 주당 약 141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가 361만2716주라는 점을 고려해 현 시점 단순 계산 시 티앤엠은 5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실제 콜옵션 거래 금액은 예상 금액의 70~130% 범위내에서 계획과 달리 거래할 수 있어 실제 거래단가 및 거래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실제 거래 개시일은 오는 9월8일이고, 거래종료일은 9월10일이라는 점에서 이 기간 주가에 따라 시체 차익은 변화될 수 있다. 최근 신원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세 차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최근 1년간 신원의 주가는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12일 종가는 지난해 8월12일 종가(1271원) 대비로도 약 47.21% 상승했다. 신원의 매출액은 2022년 9954억원에서 2023년 8345억원으로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9395억원으로 회복됐다. 올해 1분기에는 259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2154억원) 대비 20.49% 늘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2년 405억원, 2023년 270억원, 2024년 343억원으로 순유입됐다.
 
하지만 같은기간 자본적지출(CAPEX)이 253억원, 367억원, 370억원 발생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을 제외하고 최근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71억원에 불과했던 이자비용이 2023년 123억원, 2024년 155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631억원 순유출된 가운데 CAPEX 68억원이 발생하면서 FCF는 -6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80억원) 대비 유출 규모가 8.73배로 확대됐다. 
 
이미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220.6%, 46.5%를 기록하고 있어, 신원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경우 재무 부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NICE신용평가는 "최근 주요 바어이사 재고 감소 영향으로 신원의 수주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나 운전자금과 금융비용 부담 확대로 인해 영업현금 창출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경상적 투자비용 수준을 감안하면 불안정한 잉여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확보 필요에 따라 전환사채매수선택권 행사자로 지정했다"라며 "회사의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해당사항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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