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소환에도 반탄파 '눈치'…정신 못 차린 국힘
반탄 김문수·장동혁 '침묵'…민주당 때리기에 총력전
찬탄 안철수 "김건희, 책임 다하길" 조경태 "탄핵 당연"
2025-08-06 17:45:19 2025-08-07 06:38:37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피의자' 신분인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6일 역대 영부인 중 최초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지만, 국민의힘 반탄(탄핵 반대)파 후보들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강성 당원 눈치에 몸을 낮춘 것입니다. 당 지도부와 대변인 등도 말을 아꼈습니다. 반면 중도·개혁 보수층 표심이 절실한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자들은 "보수 정부를 지지했던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라(안철수 후보)"며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김건희씨가 6일 특검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국힘, 김건희 소환 조사에 '침묵'
 
국민의힘이 이날 민중기 특검(특별검사)팀의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 소환조사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자제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특별히 보탤 말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실관계 확인이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소환조사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수사와 이후 과정들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법과 절차에 맞게 진행되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별다른 사과 표시는 없었습니다. 
 
당 대표 선거의 반탄파 후보자들은 상황을 지켜보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윤석열씨 체포를 막기 위해 관저까지 찾았던 장동혁 후보는 김씨의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에 침묵을 지켰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중도층을 의식해 윤석열씨가 일으킨 비상계엄에 사과까지 했지만, 이날은 말을 아꼈습니다.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 마지막 날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는 판단으로 해석됩니다. 컷오프에서 당심과 민심 각각 50%씩 반영되기에 탄핵에 반대한 강성 지지층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오히려 후보자들은 강성 당원 표심 사로잡기에 나섰습니다. 김 후보는 이날 보수 유튜브 연합 토론회 참석 일정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해당 토론회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참여해 한차례 극우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장 후보는 지난달 31일 먼저 출연해 당 대표 당선 시 윤씨를 면회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는 더욱 높였습니다. 김 후보는 <매일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적반하장이 도를 넘은 민주당은 사이코패스"라며 "양심의 가책 없는 이런 집단이야말로 해체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장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참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기획위원회의 모든 위원들을 대상으로 국정기획위원 재직 기간에 있었던 주식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당장 국정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반탄(탄핵 반대)파 후보들이 김건희씨 특검(특별검사) 소환조사에 침묵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주진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후보. (사진=뉴시스)
 
윤석열 리스크 부상에…찬탄파 '호재'
 
윤석열 리스크 부상은 줄곧 탄핵에 찬성하던 찬탄파 후보들에겐 기회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한의 크기는 책임의 크기에 비례한다"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니, 김건희씨는 특검 수사에 성실히 임해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특검 출석 전 포토라인에서 선 김씨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발언을 저격한 것입니다. 
 
이날 PK(부산·울산·경남) 일대 유세를 돌던 조경태 의원은 "한 도의원이 한 말이 내 생각과 일치돼 기뻤다"며 "'비상계엄이 잘못됐으면 탄핵은 당연한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반탄파 후보들을 비판했습니다.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영부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초유의 사태입니다. 전 정권의 도덕성에 실망한 중도·개혁 보수들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틈을 파고들어 누가 중도·개혁 보수 표심을 선점하느냐가 본선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다만 찬탄파 간의 모래성 뺏기 싸움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아스팔트 보수가 견고한 반탄파 후보들과 달리 찬탄파 후보들은 결선 진출을 위해선 표심이 유동적인 중도·개혁 보수를 사로잡아야 합니다. 결국 윤씨 부부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안 후보와 조 후보 간 '누가 더 멀리서, 더 뚜렷이 선 긋느냐'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 대표 예비경선 결과는 7일 오전 발표됩니다. 후보자들은 오는 8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12일 부산·울산·경남, 13일 충청·호남, 14일 수도권·강원·제주 합동 연설회에 나섭니다. 당 대표 선거를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22일입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3일 결선투표가 치러집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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