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인 만들어 주식 거래 적발…NH아문디자산 퇴직 임직원 과태료 처분
적발된 퇴직임직원 모두 부동산 관련 업무자…같은 날 가족법인 만들어 거래
당국 "사익추구 점검 과정서 적발…업계 전반 관행 아닌지 의문"
2025-07-15 11:53:27 2025-07-15 14:04:2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자산운용사 직원이 가족 명의의 법인(유한회사)을 만들어 주식거래를 하다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NH아문디자산운용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던 2명의 퇴직 직원에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직원은 같은 날, 각자의 가족 법인을 만들어 주식거래를 했습니다. 
 
15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14일 금융위원회는 제9차 금융위원회를 열고 NH아문디자산운용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 조치안을 의결했습니다. 임직원 금융투자상품 매매 제한 위반을 이유로 퇴직 임직원 A씨와 B씨에게 각각 퇴직자 위법·부당 사항(감봉 3월 상당) 및 과태료 2500만원, 퇴직자 위법·부당 사항(견책 상당) 및 8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A씨와 B씨가 재직 중이라면 감봉 3개월과 견책에 상당하는 신분상 징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퇴직자인 관계로 과태료만 부과된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앞서 2023년 NH아문디자산운용에 대해 5년 만에 정기검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전 부동산투자본부장 A씨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회사에 신고하지 않은 가족 법인(유한회사) 회사 계좌를 통해 상장 주식을 매매했고, 이를 회사에 통지하지 않았습니다. 가족 법인은 A씨와 가족이 출자해 A씨 아버지 이름으로 설립했으며 2022년 A씨 배우자로 대표이사를 변경했습니다. 최대 투자원금은 3억800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회사의 전직 부동산운용팀장 B씨는 2021년 10월~2022년 4월, 그리고 2023년 5월~6월, A씨와 마찬가지로 가족 법인 회사 계좌를 통해 주식을 매매했습니다. 투자 원금은 9500만원으로 알려졌습니다. B씨 역시 가족과 함께 출자해 법인을 설립했으며 B씨의 배우자가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이 같은 안건을 의결한 증권선물위원회(5월9일)와 금융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자산운용업계의 가족 법인 설립을 이용한 자기매매에 대해 2명의 위반 양태가 비슷하다며 업계 관행 여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증선위와 금융위 회의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NH아문디자산 건의 경우 둘의 법인 설립이 2020년 5월4일로 동일자에 설립을 했고 진술 당시의 얘기를 하면 그때 당시에 가족 법인이 굉장히 유행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업계 준법감시인 등을 통해 법규 준수를 당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은 운용사 및 증권사의 사익 추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계좌 추적을 통해 이 같은 부분을 적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관련 법규를 피하기 위해 차명을 이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A씨와 B씨 모두 10년 이상 금투업계 종사자로서 법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A씨와 B씨가 같은 날 각자의 가족 법인을 설립했으나 이와 관련된 정보 공유나 업무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제재 포함) 등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의 임직원은 자기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는 경우, 자기의 명의로 매매하되 소속 회사에 신고한 하나의 계좌를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매매 명세를 월별(투자 운용 인력)로 소속 회사에 통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자에게 △면직 △6개월 이내 정직 △감봉 등의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에 대해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시 퇴직 직원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NH아문디자산운용은 NH농협금융지주와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가 각각 60%, 40% 지분을 보유한 합작 자산운용사입니다. 2019년 한국과 일본 간 무역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국내 최초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펀드인 '필승코리아펀드'를 출시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해당 펀드에 가입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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