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국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 채용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사람인이 1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데이팅 앱, 영 시니어 커리어 서비스 등 신규 사업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1분기 커리어 플랫폼 부진에도 '흑자 방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사람인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308억원) 대비 9.1%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20억원으로 60% 이상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업 분야별로는 커리어 플랫폼 매출이 163억원으로 14.2% 감소했으나, 채용 컨설팅(26억원)과 아웃소싱(92억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사람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기업들이 더욱 보수적으로 채용을 진행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면서도 "일부 경쟁사는 적자인 어려운 환경에서도 당사는 시장 대표 플레이어로서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방어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같은 기간 원티드랩은 1분기 연결 매출이 79억원으로 11.2%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습니다. 채용플랫폼업계에서는 잡코리아와 더불어 사람인만이 분기별로 꾸준히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람인 1분기 실적. (그래프=사람인)
AI 고도화·신규 서비스로 '투 트랙' 전략
사람인은 하반기 사업 계획으로 기존 채용 서비스의 고도화와 신규 수요 발굴을 위한 확장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지속할 방침입니다.
우선 채용플랫폼은 'AI 모의면접 서비스'와 같이 AI를 기반으로 구직자와 구인 기업 양쪽을 모두 공략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사람인이 오랫동안 쌓아온 AI 및 매칭 분야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입니다.
신규 수요를 발굴하기 위한 플랫폼 출시도 이어집니다. 지난해 선보인 외국인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에 이어 최근 데이팅 앱 '비긴즈(begins)'를 출시했으며, 하반기에는 '영 시니어 커리어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최근 출시된 데이팅 앱 '비긴즈'는 채용 분야 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사람인 관계자는 "사람인이 기본적으로 매칭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매칭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B2B(기업 대상) 사업이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을 보완하고, B2C(개인 대상)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설명입니다. '비긴즈'는 론칭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앱 다운로드가 이루어지고 있고 인입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하반기 출시 예정인 '영 시니어 커리어 서비스'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플랫폼입니다. 사람인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상 시니어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리 준비하는 차원이 크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 플랫폼의 목표는 중장년층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당장 기업의 채용 니즈가 없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니어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주요 기능으로는 일자리 공고 지원은 물론 전직, 창업, 은퇴 후 지속적인 활동 등 다양한 니즈를 가진 중장년층을 위한 컨설팅 기능 및 컨설턴트 연결이 포함됩니다. 또한 20~30대에게 익숙한 인적성 검사나 역량 평가가 중장년층에게는 생소할 수 있기에 실질적인 검사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퇴 후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편, 하반기 채용 시장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과 정책 변화로 기업들의 채용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국내 주요 제조업인 철강, 정유, 건설 업종의 부진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업계에선 주요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아야 비로소 채용 확대가 이뤄지고, 그 여파가 채용 플랫폼 시장까지 확산되는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사람인이 출시한 데이팅앱 '비긴즈'. (이미지=사람인)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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