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네이버(
NAVER(035420)) 노조가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 내정 반대 2차 집회에 돌입한 가운데 경영진이 침묵을 고수하면 정치권의 도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는 11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최 전 COO 내정 반대 2차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이 장소에서 '최 전 COO 복귀에 회사가 나섰는지'와 '고인의 죽음에 최 전 COO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지'를 사측에 공식 질의하고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이 없다면 이전 집회보다 규모를 키운 2차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는데요.
11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진행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반대 집회에서 오세윤 네이버 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윤 네이버 노조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피켓 시위에 이어 집회를 이어간 지 한 달이 돼가고 있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는 상황"이라며 "최 전 COO의 복귀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오는 7월2일 더 큰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영진이 앞으로도 침묵을 이어간다면 정치권을 포함한 외부의 힘을 활용할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100여명의 크루유니언이 참석했는데, 특히
카카오(035720) 공동체 노동조합(크루유니언)이 참가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카카오 노조는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이날 약 7년 만에 집단행동에 돌입했는데요.
크루유니온 사무장 A씨는 "현재 판교에서 벌어지는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030520)(한컴) 시위의 공통점은 경영진의 불통이 원인이라는 것"이라며 "이는 곧 카카오와 한컴의 임금·단체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는데요. 사무장은 이어 "IT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인데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묵살하면 어떻게 혁신을 이뤄낼 수 있겠는가"라며 "이같은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한 최 전 COO는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1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진행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반대 집회에서 이수운 노조 사무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수운 네이버 노조 사무장은 이날 집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및 윤리적 비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 ‘공동성명 신문고: With us’의 개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측의 책임 회피와 침묵에 항의하는 의미로 집회 참가자들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독려했습니다.
지난 2021년 네이버에 재직 중이던 개발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노조는 이에 대한 책임이 최 전 COO에게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괴롭힘 당사자로 지목된 임원급 책임리더 A씨에 대한 직원들의 문제 제기를 최 전 COO가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는데요. 최 전 COO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2022년 네이버를 떠났지만, 최근 신설한 테크비즈니스 부문 초대 대표로 내정되면서 노조는 지난 5월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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