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우클릭 '반대'
열세일 땐 '좌클릭'·우세일 땐 '우클릭'…'가치 부재' 민주당의 민낯
2025-05-23 15:11:37 2025-05-26 19:22: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경남 양산시 양산워터파크공원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대한다. 이재명식 흑묘백묘론을 비토한다. 실용주의를 가장한 도구적 정치를 경계한다. 탈냉전 시대 이데올로기는 구태고 실용주의는 혁신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거부한다. 특히 보수화로 치환한 실용주의에 반대한다. 상속세 감면 등 부자 감세도 진보의 유연성인가. 같은 논리라면, 일제강점기 친일파는 '유연한 민족주의자' 아닌가. 가치가 부재한 실용주의는 집권을 위한 도구에 불과. 미국식 실용주의는 청교도 정신이나 있지, 우리는 전혀 없다. 최악 땐 성과 지상주의에 빠진다. 무지몽매한 편의주의에 갇힌다. 난데없는 '코스피 5000' 공약이 대표적. '통치용 실용주의'의 종착지는 보수주의 덫. 
 
'진보 공백'이 부른 민주당 과속 
 
민주주의가 위기다. 혹자는 극우 아스팔트 세력에 포섭당한 보수 정당의 위기로 규정한다. 절반만 맞는다. 12·3 내란 사태를 통해 드러난 친위 쿠데타. 헌정 질서 파괴 준동.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 
 
그러나 더 큰 위기는 종적을 감춘 진보다. 간판은 이미 내렸다. 소생할지도 미지수다. 해방 직후 조봉암 선생의 진보당까지 갈 것도 없다. 민주노동당 간판으로 2004년 첫 원내 진입한 이후 20년 만에 싹이 말랐다. 민족자주파(NL) 계열의 진보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3석을 차지했지만, 과거 민주노동당 때의 영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민중민주파(PD)는 아예 소멸했다. 
 
그야말로 진보 진영은 무주공산. 그 결과는 민주당의 거침없는 우클릭. 예고된 퇴행이다. 20대 대통령선거 1∼2위 격차는 불과 0.73%포인트(24만7077표). 특히 19대 대선에서 21.56%포인트 차로 압승했던 서울 석패는 민주당에 뼈아팠다. 20대 대선의 서울 격차는 4.83%포인트(31만766표). 이때부터 당 내부에선 참여정부 상징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론'이 부상했다. 
 
끝내 올라탔다. 2022년 12월 종부세법 개정안(다주택자 공제 6억→9억원·1주택자 11억→12억원)이 재석 의원 258명 중 찬성 200명으로 통과됐다. 당시 다수당도 180석의 민주당.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부수인 상속세 감면으로 혜택 보는 한강벨트 유권자 수(32만여명)와 20대 대선 당시 서울 득표수 격차가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일관성 없을 땐 '차선 일탈' 
 
이후 금융투자소득세도 폐지됐다. 가상자산 과세는 2년 유예됐다. 1400만명 동학개미와 1600만명 코인개미를 노린 전략적 행보. 그사이 내건 코스피 5000 공약. 이명박(MB) 시즌2. 표가 되는 공약은 우클릭, 표를 갉아먹는 국토보유세는 금기어. 
 
이뿐만이 아니다. 사회 근본을 바꿀 구조개혁도 종적을 감췄다. 금산분리나 출자구조 전환 등 재벌개혁은 아예 실종됐다. 법인세 정상화는 물론, 데이터세 신설도 전무. 이재명표 공약인 국토보유세를 비롯해 토지공개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 후분양제 등은 온데간데없고 재건축·재개발 완화나 4기 신도시 개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약만 넘쳐난다. 의료개혁의 한 축인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 등에 대한 구상도 없다. 
 
핵심은 대선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에 대한 비판적 지지 호소. 속살은 '힘의 논리'다. 차악론이나 전략적 투표도 마찬가지다. '논리의 힘'과는 정반대. 말이 실용주의지, 실용을 가장한 승자독식의 부정적 유산이다. 목적은 단 하나. 기승전 대통령 당선. 
 
철학 없는 실용주의는 전형적인 지배 계층의 논리다. 기울어진 운동장 등 현실적 제약 조건 때문에 '평등·평화·생태·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과 이 같은 의제를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민주당에 이념 가치는 '표'에 불과하다. 선거를 앞두고 우위일 땐 '우클릭', 열세일 땐 '좌클릭'하는 게 실용주의인가. 힘의 우위가 지적 오만함과 전면적으로 결합하면, 그것이 선정·선동. 이 후보님,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맞습니까. 어쨌든 대한민국 보수화의 문은 열렸다. 오호통재라. 이제는 무한 책임의 이재명 시간. 
 
최신형 정치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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