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오른 '찬탄'…깊어진 한덕수 '고심'
범보수 대선 적합도서 1위 유지…대선 출마 '꽃가마' 없을 듯
2025-04-23 17:14:19 2025-04-23 18:47:2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판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100% 국민여론조사로 진행된 국민의힘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찬탄파'(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대선 예비후보의 약진이 계기인데요. 차출론까지 거론되며 '꽃가마'를 노린 듯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입장에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 경선에서 탄핵 찬성에 대한 중도층의 민심이 확인된 만큼 친윤(친윤석열)계를 등에 업고 있는 한 대행의 출마도 '실익' 자체가 반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퇴시한 초읽기 들어갔는데…꺼지지 않는 '한덕수 차출론'
 
제21대 대통령선거를 41일 앞둔 23일 보수진영의 대선 가도를 종합하면 난전으로 요약됩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컷오프를 마무리 지었음에도 여전히 한 권한대행이라는 외부 변수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이날 공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 결과(4월 19~21일 조사신뢰수준 ±2.2%포인트에 표본오차 95%, 무선 100%·ARS·RDD 방식)에 따르면 '범보수 대선 적합도'에서 한 권한대행은 28.7%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조사 기관의 직전 조사에서도 한 권한대행은 29.6%로 1위를 지켰습니다. 
 
국민의힘이 6·3 조기 대선을 위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음에도, 당내 후보들보다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높은 겁니다. 경선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를 통한 지지율 상승효과)가 되레 한 권한대행에게 향한 셈이기도 합니다.
 
이번 대선의 흐름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독주 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들의 경쟁력도 한 권한대행에게 뒤처집니다. 지난 14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4월 9~11일 조사, 신뢰수준 ±2.5%포인트에 표본오차 95%,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양자 대결 경쟁력은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높았습니다. 해당 조사의 양자 대결에서 이 후보는 54.2%, 한 권한대행은 27.6%를 기록했습니다. 당 후보 중 1위를 기록 중인 김문수 후보가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25.3%를 기록한 것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모든 후보를 나열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이 후보의 뒤를 잇는 2위 후보로 조사됩니다. 지난 20일 공표된 <CBS·KSOI> 여론조사(4월 18~19일 조사. 신뢰수준 ±3.1%포인트에 표본오차 95%. 무선 ARS 100% 방식)에서 이 후보는 46.1%로 1위를 기록했고, 한 권한대행이 10.6%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대선을 불과 40여 일 앞두고 이 같은 여론의 흐름이 지속되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의 최종 사퇴 시한은 다음 달 4일인데요. 한 권한대행이 당면한 문제인 한·미 관세협상의 급한 불을 끈 뒤 정치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도 대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경기도 평택시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산불 진화 작업에 참가했던 윌 마샬 대위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심에 흔들리는 '대망론'…지지율 한계 '명확'
 
최근 여론조사의 이 같은 흐름에도 한 권한대행의 출마 결심에는 고심이 거듭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의 이변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발표된 국민의힘 1차 컷오프에서 반탄파 2인 대 찬탄파 2인의 구도가 확정됐습니다. 치열한 4위 경쟁에서 찬탄파인 안 후보가 반탄파인 나경원 후보를 누른 건데요. 
 
1차 컷오프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100% 국민여론조사였습니다. 안 후보의 2차 예비경선 진출은 윤석열씨에 대한 비판적인 중도층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안 후보는 그간 국민의힘과 윤씨의 절연을 거세게 주장해왔습니다.
 
결국 이번 1차 컷오프에서 반탄에 대한 국민 반발이 확인된 셈인데요. 대권가도의 꽃가마를 노렸던 한 권한대행도 출마의 실익이 반감됐습니다. 반탄 세력의 중심인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최종 후보로 선정되고, 이후에 한 권한대행과 최종 단일화를 하는 것이 꽃가마의 수순인데요. 반탄 2대 찬탄 2라는 접전이 예상됨에 따라 당 밖에 있는 한 권한대행의 영향력도 일정 부분 축소됐습니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범보수 진영의 1위이기는 하지만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망론'이라고 하기에는 지지율 자체가 초라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제3지대에서 거론되던 인사들은 전성기 지지율을 20~30%가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후보 전체를 나열하게 되면 한 권한 대행의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합니다. 또 이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사실상 '더블스코어'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인위적 대망론이 한계를 노출한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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