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주주가치 최고로 생각”…유증 규모 감소
주주배정 유증 3.6조 → 2.3조로 축소
소액주주는 15% 할인가에 주식 매수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논란 ‘정면돌파’
2025-04-08 14:58:31 2025-04-08 14:58:3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불거진 유상증자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상증자 규모를 줄이는 대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에너지 등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이는 유상증자 자금이 대주주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하고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습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방산 부문에서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인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서 많이 반성했다”라며 “여러 논란이 됐던 상황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상증자 발표 이후 언론·시민단체, 정치권, 주주분들께서 많은 질타와 염려의 말씀을 주셨다”며 “아무리 경영적으로 옳은 길이라고 하더라도 주주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방법을 변경하지 않으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이던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동시에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되돌아가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스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안 사장은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4월20~21일 결의를 할 것 같다”며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달리 할인율 0%로 증자하여 소액 주주의 밸류를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결정으로 '경영권 승계 자금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유상증자가 그룹 차원의 승계 작업과 상관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달 31일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화그룹은 "승계작업이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승계과 유상증자, 한화오션 지분 매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유럽 현지 생산거점 확보,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상 방산 인프라 투자 등에 중장기적으로 약 11조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중 유상증자로 3조6000억 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7조4000억 원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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