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타이 포박 '일파만파'…드러난 윤석열 '거짓말'
"호수 위에 떠있는 달 그림자"라더니…명백해진 '파면' 사유
2025-04-02 17:20:48 2025-04-02 18:58:07
 
 
[뉴스토마토 한동인·차철우 기자] "부상당한 군인들은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은 단 한 명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변론 당시 윤석열씨의 최후진술입니다.
 
하지만 <뉴스토마토>가 단독 공개한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 방범용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계엄군 707특수임무단(707특임단)의 물리력 행사가 확인됐습니다. 국회 봉쇄가 허황된 주장이라며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를 언급했던 윤씨의 항변은 모두 거짓말로 탄로 난 셈입니다. 
 
오는 4일 윤석열 탄핵소추 심판의 5대 쟁점은 △국회 봉쇄 시도 △정치인 체포 의혹 △포고령 위헌·위법성 △선관위 장악 시도 △비상계엄 선포 요건의 적법성 등입니다. 이중 '국회 봉쇄 시도'는 계엄군의 케이블 타이 포박 시도가 확인됨에 따라 탄핵 '인용'의 근거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707특임단이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기자를 체포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명확한 '국회 봉쇄'…"누구나 당할 뻔"
 
2일 국회 봉쇄 시도와 관련한 윤씨의 발언을 종합하면 거짓말의 연속으로 요약됩니다. 시작은 지난해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였습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이후 4번째로 진행한 이날 담화에서 "애당초 저는 국방부 장관에게, 과거의 계엄과는 달리 계엄의 형식을 빌려 작금의 위기 상황을 국민들께 알리고 호소하는 비상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23일 4차 변론기일에서는 "군인들이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전제 하에 비상계엄을 조치했다"며 "모든 군인들이 각자의 정치적 소신과 입장을 가지고 있고 또 민주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5차 변론기일에서는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를 쫓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최종 변론기일에서 윤씨는 거듭 "일반 시민의 피해는 없었다"고 못 박았습니다. 
 
김현태 707특임단장도 윤씨의 주장에 발맞춰 "분명히 부하들에게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문을 잠가야 하는데 케이블타이를 넉넉하게 챙기라고 했다. 문을 봉쇄할 목적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본지가 공개한 국회 CCTV 화면은 이들의 주장을 모두 뒤집습니다. 당시 계엄군은 국회 출입 기자인 <뉴스토마토>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반항하는 기자를 완력으로 제압했습니다. 한 특임단원은 기자를 끌고 가는 과정에서 발을 걷어차 넘어뜨리려 했으며 한쪽 손목씩 케이블타이 고리에 넣게 만드는 방식으로 결박을 시도했습니다. CCTV 화면에는 특임단원이 양쪽으로 케이블타이를 당기면서 '원형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장면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일반 시민을 케이블타이로 포박하려한 계엄군의 행태는 국회 봉쇄 시도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 본관인 의사당 문을 잠그려는 용도를 벗어나, 실제로 체포용이라는 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해당 영상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누구나 당할 뻔한 상황"이라면서 "윤석열 파면은 좌우 문제가 아닌 국가 존망 문제이고 원칙이고 상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해당 기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윤석열은 뭐라고 했냐. 시민 피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며 "많은 시민이 국회로 달려와 계엄군을 지켜보고 언론인이 국회로 달려와 생중계하지 않았다면, 기자뿐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이 계엄군에 의해 강제로 포박됐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논평에서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윤석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라며 "주요 정치인, 언론인 등 500여 명을 체포·수감·사살·유기할 계획까지 세웠던 극악무도한 자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씨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입구를 계엄군이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조계 "계엄군의 국회 침탈 증명"
 
법조계에서는 해당 영상이 헌재 심판뿐 아니라 향후 진행될 형사재판에 있어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계엄군이 국회를 침탈했다라는 증거, 정치인을 체포하기 위한 도구를 사용했다는 증거나 증언은 이미 많이 나왔다"며 "해당 영상이 이 부분들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특히 재판관들에게 자리잡힌 심증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체포 지시가 없었다는 주장과 체포용 도구가 아니라는 주장들을 뒤집을 입증 자료로도 활용될 것"이라며 "보강 증거로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헌법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해당 영상이 변론 기일이 끝난 뒤에 나온 만큼 증거로 쓰이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체포 지시가 있었냐, 없었냐로 엇갈렸던 진술들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건 맞다"고 했습니다. 결국 법조계의 공통된 평가는 해당 영상이 이번 탄핵 심판의 증거로 쓰일 수는 없지만, 헌법 수호라는 측면에서 재판관들의 심증에는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거짓말까지 탄로 난 윤씨는 아직까지 어떠한 '승복' 메시지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여권의 승복 요구에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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