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난해 극심한 수주침체를 보였던 조선업체들이 올해 산업계 전반에서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회복세의 대표적 증표라고 할 수 있는 수주면에서 국내 대형 조선업체, 이른바 빅4사들의 수주 경쟁도 회복세만큼이나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 현대重, 세계 최대 원통형 FPSO 수주
올해
현대중공업(009540)의 가장 인상깊은 수주는 올 2월초 노르웨이 ENI사로부터 수주한 11억달러, 우리돈으로 1조3000천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규모의 원통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다.
원통형 FPSO는 전 세계 3기만이 운영되고 있고 저장용량도 30만 배럴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체중량만 5만2000톤, 하루 10만배럴의 원유와 4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 정제, 저장용량 100만배럴인 이 원통형 FPS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996년 이후 매년 1척 이상의 초대형 FPSO를 수주하고 있으며 특히 원유 저장용량 200만 배럴 이상의 초대형 FPSO의 경우 현재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은 올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6억달러, 우리돈 2조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수주에도 성공했다.
또 8월에는 미국 그린에너지 전문업체 마티네 에너지사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계약에 서명하면서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 대우조선, '단 1척에 2조' 초대형 FPSO 계약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8월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18억1000만달러, 원화 2조1400억원이 넘는 초대형 FPSO 계약을 따냈다. 한 척 가격만으로도 2조원이 넘는 기록적인 '잭팟' 수주다.
클로브(CLOV) FPSO라 이름붙여진 이 FPSO는 길이 305미터, 폭 61미터에 자체 무게만 11만톤으로 하루 16만 배럴의 원유와 65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고 최대 180만배럴의 저장용량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건조되는 축구장 6개 크기의 플랫폼·파이프 설치선을 6억달러에 수주한 것도 인상적인 수주였다.
이 선박은 지금까지 건조된 해저 파이프 설치선과 달리 플래폼의 상부 구조물까지 한번에 들어올려 운반·설치·해체 할 수 있는 신개념 기술이 도입됐으며 자체 무게만 초대형유조선의 3배인 12만톤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은 또 올해 대형 호화 페리선 1척을 수주하면서 크루즈선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페리선 중 가장 큰 규모로 준(準) 크루즈선급인 이 페리선을 수주까지 총 10척의 여객선을 수주하고 7척을 인도하면서 여객선 분야에서 국내업체 중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다.
◇ 삼성重, 세계 최대 LNG FPSO 수주..척당 50억불 기대
삼성중공업은 올해 3월초 유럽의 쉘사로부터 세계 최대 LNG FPSO 1척을 수주했다. 길이 468미터, 폭 74미터, 중량 20만톤으로 연간 35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이 세계 최대 LNG-FPSO는 척당 가격이 40억~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돼 세계 최대 발주 금액규모로 기록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 에버그린사가 세계적으로 2년만에 처음 발주한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7월과 9월, 각각 10척씩 삼성중공업이 '싹쓸이 수주'한 것 역시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수주였다.
과거 16년간 일본과만 거래했던 에버그린사가 연이어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것은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이 선박수명 기간동안 연료 3만톤, 탄소배출량 8만톤을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월, 국내업계 최초로 노르웨이 시드릴사에서 발주한 11억달러 규모의 대형 드릴십 2척도 모두 수주하면서 독보적인 드릴십 경쟁력 역시 다시 한번 확인했다.
◇ STX조선, 14억달러 규모 컨선 수주..올 최대 단일계약
빅4업계의 '막내'격이라고 할 수 있는
STX조선해양(067250)도 올해 선박 수주 경쟁에서는 '형님'격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10월 유럽선사와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14억달러에 수주했다. STX조선해양이 올해 거둔 단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항구 정박시 육지에서 공급되는 전략을 선박 엔진 가동에 사용해 배기가스를 줄이는 AMP 시스템, 선박 연료 소모량을 줄이는 고효율 방향타 등 각종 신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크루즈선 수주가 전무했던 STX유럽도 올 7월 리비아 국영선사로부터 14만톤급 대형 크루즈선 건조 계약에 성공, 올해 크루즈선 수주를 재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STX조선해양은 8월 들어 미국 노블드릴링사로부터 2억5000만달러에 드릴십 선체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침체돼있던 드릴십 시황을 극복하는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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