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명태균씨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윤석열씨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창원지방검찰청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사건 관련자들을 추가 기소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했습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서울로 이동해 사건을 계속 수사할 예정입니다.
창원지검은 17일 윤씨 부부 공천개입 의혹,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사건에 대한 관련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창원지검은 창원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의혹 등과 관련해 김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두 남동생, 회계책임자 강혜정씨 등 5명을 추가로 기소하기로 했습니다.
창원지검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지난 2023년 1월 국회의원 직무수행 중 알게 된 창원 국가산단 후보지의 구체적인 지역 정보를 두 남동생에게 알렸다는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았습니다. 김 전 의원의 두 남동생은 이 정보를 활용해 후보지 인근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3억4000만원에 취득한 혐의(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로 기소됐습니다.
윤석열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지난해 11월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이 경북지역 재력가 조모씨로부터 법률자문료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4000여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김 전 의원과 함께 조씨도 기소했습니다.
또 실제 여론조사 비용으로 20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용역비 지급신청서와 여론조사 보고사 등을 허위로 제출해 정책개발비 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김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정치자금 1억800여만원 상당의 지출내역 회계장부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162회에 걸쳐 총 2억7000여만원의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재보궐선거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과 관련해 8070만원을 명씨에게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창원지검은 지난해 12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명씨와 김 전 의원,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김태열 대표,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2명 등 총 5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수사촉구 항의방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수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창원지검은 명태균 게이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국민의힘 중앙당사와 경남도청·창원시청·여론조사기관 등 61개소에 압수수색을 진행, 증거물을 확보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당대표·공천관리위원장·공천관리위원 7명,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자,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 등 전·현직 국회의원 8명 등을 포함해 100여명을 소환조사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명씨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창원지검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대통령 등 공천개입 의혹 △공직선거나 당내경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사결과 조작 의혹 △여론조사결과 무상제공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다수 고발사건에 대해서는 중앙지검으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연속성을 위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창원지검 수사팀이 중앙지검으로 이동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의혹 사건들의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 등 창원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행위지도 주로 서울 지역인 점 등을 감안해 중앙지검에 사건을 넘겼다”며 “해당 사건들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하지만 현 수사팀이 이동해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명태균 특검법(명태균 관련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은 지난 12일 명태균 특검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단독 상정했으며,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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