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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3일 16: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가에 불어온 경기침체 한파가 끝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와 전문가들은 민간소비 성장률이 2026년까지 2%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유통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거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토마토>에서는 유통기업들의 밸류업 가능성과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사)
유통주, 소비심리 위축과 경쟁 심화에 저평가 지속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원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유통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소매환경이 위축되고 온라인 소비 트렌드가 활성화되면서 저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이커머스 업계와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1.4%에서 2023년 50.5%로 9.1%포인트 늘었다. 국민의 절반이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 여력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사 등은 올해가 유통기업들에게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다.
백화점은 고가품 수요 둔화 등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비식품매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력인 식품군 성장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형 슈퍼마켓(SMM) 등이 근린형(집근처) 식품 수요를 흡수하며 외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서민호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국내 소비는 소폭 반등하겠지만, 저조했던 소비심리가 크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통산업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신년사에서도 본업과 성장동력 확보 통한 '밸류업' 강조
상황이 이렇자 유통기업들은 앞다퉈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신년사를 통해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강화에 대한 전략을 내놓았다. 유통가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롯데와 신세계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상반기 경영목표를 공유하는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를 열고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고객 관점의 사업 혁신과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 인공지능(AI) 내재화"할 것을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역시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라며 혁신을 강조했다. 10일에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매수하면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 측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이 개인 자산으로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 현대백화점그룹과 AK홀딩스는 새로운 성장기회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객가치 중심 혁신 지속과 자발적인 업무환경 조성을 요구했다. AK홀딩스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인 미래전략 수립과 위기대응력 강화를 올해의 기치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신세계·롯데쇼핑·현대지에프홀딩스·AK홀딩스 등 굵직한 유통 기업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환원과 배당 확대를 통해 저평가 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기업에게 기업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주가 상승은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로,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업이 은행 대출을 받을 때도 유리하게 작용하거나,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증자 등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증자란 회사가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하는데 통상적으로 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신주를 발행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돈을 자본금으로 확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자금 확보를 통해 생산시설을 확충하거나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은행 대출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와 달리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주주환원을 늘리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여유현금흐름이 많은 기업은 배당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늘리는 게 효과적일 수 있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곳이라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업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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