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은행, 외화 자산 건전성 경고등…환율 부담 커진다
미 대선과 금리 인하 둔화, 국내 정치 불안 겹쳐 환율 출렁
국내 시중은행 중 외화 자금 최대 규모로 환율 영향 커
2025-01-03 06:00:00 2025-01-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치솟는 환율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 중 외화자산 규모가 큰 게 부담이 됐다. 
 
사진=하나은행
 
대내외 환경 변화로 달러화 강세
 
3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3분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361조5561억원이다. 한국이 아닌 국외 익스포저는 30조5192억원으로, 중국과 미국 비중이 가장 크다. 
 
이중 위험가중자산은 24조533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원화 약세와 달러 강세로 인해 이들 평가액이 더 커진다는 데 있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70~1480원에 달한다. 최근 한달 새 100원 가까이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말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다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달러 강세의 배경과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안이 겹쳐 더욱 치솟는 양상이다. 금융업권에서는 환율이 1500원대를 넘길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치솟는 환율에 외화자산 클수록 '울상'
 
환율이 오를수록 은행이 긴장하는 이유는 위험가중자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위험가중자산은 일정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기재된다. 환율이 오를수록 위험가중자산의 규모도 커지는데, 이는 은행의 자본적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본적정성 대표 지표인 BIS자기자비율이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본 비율로 산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은 지주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자회사인 만큼 영향도 크다. 은행의 BIS비율이 하락하면 지주의 주주환원 정책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나은행의 올 3분기 운용자산 중 외화 비중은 12.86%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비중이 큰 만큼 환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덕분에 하나은행은 지난해 4대은행 중 외환관련 이익이 3250억원으로 가장 컸다. 
 
외화 운용자금은 대출금과 유가증권, 예치금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화 대출의 경우 25조424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다. 2022년과 지난해 대비 비중이 줄고있으나 여전히 4대 시중은행 중 보유고가 가장 크다.
 
외화 대출에는 외화대출금, 역외외화대출금, 은행간외화대여금 등이 포함된다. 역외외화대출금과 외화대출금 등은 은행이 국내와 해외 현지에서 외화로 실행한 채권을 뜻한다.
 
하나은행의 3분기 말 외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은 163.82%다. 외화LCR는 시스템 위기 상황에서 30일간의 외화순현금유출액을 감내할 수 있는 외화 고유동성자산 비율이다. 은행이 외화유동성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 2015년까지는 모니터링 지표로서만 활용됐으나, 2017년 정식 도입돼 규제비율을 80%로 적용했다. 7월부터 9월까지 하나은행의 외화LCR는 꾸준히 올랐다. 7월 154.9%, 9월 166.23%, 9월 172.92%로 오름세다. 고유동성자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올해 외화 LCR는 지난해 168.41%와 2022년 139.3%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외화LCR는 157.32%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은행들은 외화 LCR관리에 나선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외화고유동성자산이 감소추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도 지난 3분기 말 대비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24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LCR는 187.3%로 180%를 훌쩍 넘겼다. 하나은행도 올 3분기 평균 이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이 같은 환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대응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달 초부터 그룹차원에서 매주 두 번 주요 계열사의 재무 및 리스크 담당 임원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환율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 그룹 전반의 외환 리스크를 통제하고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영업 안정화, 환율 변동에 따른 관리방안 등 예상되는 리스크 전반에 대해 관리하고 있다"라며, "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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