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표+α"…'매직넘버 8' 둘러싼 수싸움
28일 본회의서 재의결 전망…변수는 '명태균 게이트'
2024-11-14 17:40:00 2024-11-14 18:43:44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세 번째 국회 문턱을 넘은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운명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습니다. 결국 재의결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향방이 정해지는 건데요. 
 
앞서 김건희 특검법 '두 번째 재표결'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소 4표 이상의 이탈이 발생했습니다. 만약 재표결에서 '매직넘버'가 될 이탈 8표가 발생하면 여권의 자멸은 물론 윤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1.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민의힘 의원 단체퇴장 속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 '수정안'…여 분열 노림수 
 
국민의힘은 14일 본회의 마지막 표결 순서였던 김건희 특검법을 앞두고 반대 토론 뒤 전원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꼼수 악법"이라며 이 같은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탈표 단속을 위한 조치로도 해석됩니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건의할 예정인데요. 윤 대통령도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하는 것 자체가 법률로는 모든 것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앞선 2번의 특검법과 내용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특검법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13개 수사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태균 씨 의혹 등 2대로 대폭 축소했습니다. 
 
여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선거때부터 약속한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반영해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방식입니다. 대신 대법원장의 후보 추천에 대해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수정안을 마련했으나 국민의힘은 있는 핑계, 없는 핑계를 쥐어짜면서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며 "용산 김건희·윤석열 부부 방탄이 국민 눈높이고 민심이라 호도하다간 국민께 뺨 맞고 낙동강 오리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압박했습니다. 
 
게다가 명 씨가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21년 9월경 김 여사로부터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산더미처럼 불어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탈표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 단일대오 자신에도 '이탈' 불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국회에서 다시 재의결하는데,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이 재의결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재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됩니다. 현재 국회 구성상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는 범야권은 총 192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108석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8표의 이탈이 발생해야 재의결 정족수 200석을 채우게 되는 건데요. 
 
지난 10월 4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두 번째 재의결 당시 재석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 기권 1표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4표의 이탈이 발생한 겁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대오'를 통해 4표보다 적은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데요. 두 번째 재의결 부결 이후 '명태균 게이트' 관련 보도가 봇물 터지듯 나온 만큼 추가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윤 대통령 집권 이후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정쟁의 피로감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털고 가야 한다'라는 내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만약 28일 본회의까지 명태균 게이트 관련 스모킹건(직접증거)이 나온다면 대규모 이탈표 발생은 예고된 수순입니다. 
 
8표의 이탈이 발생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면 친한계(친한동훈계)와 친윤계(친윤석열계)의 계파 갈등이 불가피합니다. 김건희 특검법 통과에 대한 '책임 공방'이 과열되면 기존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당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이 겨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공천 개입' 의혹인데요.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 육성까지 공개된 윤 대통령의 혐의는 더욱 명확해져, 레임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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