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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의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중금채가 빠르게 규모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예금이 감소한 반면 중금채는 증가세다. 중금채는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중소기업금융채권의 줄임말이다. 예금 항목에 포함되나 제공 금리가 일반 저원가성 예금 대비 높다.
사진=기업은행
중금채, 지속적으로 규모 늘려
5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총수신은 345조130억원이다. 지난 2분기 347조3650억원 대비 감소했다. 수신이 줄어든 이유는 중금채를 제외한 예금 항목이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총수신은 총예금과 신탁으로 나뉜다.
총예금은 예금과 중금채를 비롯해 양도성예금증서(CD), 표지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한다. 특히 기업은행의 총예금 구성에서 타 시중은행과 다른 점은 중금채다.
중금채는 기업은행이 중장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중장기 대출 재원이 목적으로 지난 1982년부터 발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자기자본의 20배까지 중금채를 발행할 수 있다.
중금채의 경우 조달처에 따라 창구 조달 중금채와 시장 조달 중금채로 나뉘는데, 분기별 증감세가 갈렸다. 창구 조달 중금채는 3분기 말 기준 102조4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반면 시장 조달 중금채는 같은 기간 5.4% 증가한 70조6800억원으로 규모를 불렸다.
기업은행의 중금채는 꾸준히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금채는 16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69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3개월 만에 5조원 가량 불어났다. 4분기 대폭 불린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에도 꾸준히 규모를 키웠다. 3개 분기 만에 약 3조2000억원 늘었다.
총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들어 증가세다. 최근 1년 중 중금채 비중은 지난해 말 57.8%까지 치솟았다. 올해 1분기 말 0.4%p 하락해 57.4%으로 일시적으로 비중을 줄였으나 확장세로 돌아섰다. 3분기 중금채 비중은 57.7%로 직전 분기 대비 0.7%p 증가했다.
반면 예금은 같은 기간 1.4% 줄었다. 가장 비중이 큰 핵심예금이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영향이 크다. 핵심예금은 기업자유예금을 비롯해 저축예금과 요구불예금이 포함된다. 기타예금이 2.7% 늘었지만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 5% 넘게 줄면서 상쇄했다.
중금채 확대로 이자 비용도 '쑥'
중금채 확대는 이자부담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3분기 기업은행의 누적 이자수익은13조47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4.6% 증가했다. 특히 유가증권 이자의 성장세가 도드라져 20.7% 증가했으며. 대출금이자는 같은 기간 3.2% 증가에 그쳤다.
이자수익이 4.6% 증가한 데 반해 이자 비용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이자비용은 1년 새 10.6% 증가했다. 3분기 기업은행의 누적 이자비용은 7조557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인 6조8357억원에 비해 부담이 커졌다.
기업은행의 이자비용 증가에는 중금채 이자 비용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 누적기준 중금채 이자는 6조379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5조3118억원에 비해 13.7% 커져 증가폭도 크다. 예수금 이자는 같은 기간 0.3% 감소해 오히려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다만 단일 분기로 보면 중금채 이자가 1% 감소했는데, 중금채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전분기에 비해 이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발행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금리가 낮은 시장 중금채를 위주로 늘린 것이 이자비용 절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채 금리는 일반 예금 금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 3분기 발행한 1년 만기 중금채 기준 창구 중금채 금리는 3.27%, 시장 중금채 금리는 3.26%다. 지난 1분기 창구 중금채 금리 3.75%와 시장 중금채 금리 3.47%로 금리차는 0.28%p까지 벌어졌으나 3분기 금리가 하락하면서 차는 0.01%p 줄어들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5일 기준 기업은행의 1년 만기 예금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 금리가 3.15%로, 창구 중금채 금리와는 0.12%p 차다.
중금채는 예금자보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예금보험공사는 은행을 대상으로 예금 등의 잔액에 0.08%의 보험요율을 적용해 연산 보험료를 받는다. 보험료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중금채에 보험요율을 적용했다면 기업은행은 연간 약 1382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으나 해당 규모만큼 비용을 아꼈다.
기업은행은 <IB토마토>에 “중금채 비중은 조달 안정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균형을 이루도록 조절할 계획”이라면서 “마케팅 확대와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수익기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개인금융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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