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치솟자 빌라 시장 '꿈틀'
7월 서울 빌라 매매액 1조311억원…2년 만에 1조원대 회복
실거래가지수·전용면적당 가격 등 가격지표도 상승
2024-09-25 14:06:14 2024-09-25 14:22:0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끝 모르고 치솟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주택 실수요자들이 연립과 다세대 등 빌라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빌라 시장의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월간 매매거래액, 거래량, 실거래가지수  등이 모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대체제로 인식되는 빌라도 따라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5일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의 연립·다세대 주택 실거래가(9월 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 등 빌라 매매건수는 2550건, 매매액은 1조31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간 매매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2년 6월의 1조2077억원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서울 빌라의 월간 매매액은 2021년에는 1년 내내 1조원 이상을 기록하다 2022년 7월에 7632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1월에는 3459억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 빌라 월간 매매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월 매매액이 6001억원을 기록한 뒤 3월 7710억원, 4월 7711억원, 5월 7962억원, 6월 8060억원으로 매달 꾸준히 상승한 뒤 7월에 2년여 만에 다시 1조원대를 회복한 겁니다.
 
거래량과 가격 역시 상승 추세를 기록 중입니다. 올해 7월 서울 빌라 거래량은 1만2783건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2021년 5월의 1만3135건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입니다.
 
가격의 경우 실거래가지수와 전용면적당 가격 모두 올랐습니다. 7월 서울 빌라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68% 올랐습니다. 2020년 6월의 상승률인 2.7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같은 달 서울 아파트 상승률인 2.23%를 웃돌았습니다.
 
서울 빌라의 전용면적당 가격도 7월 기준 3.3㎡당 3024만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월의 2794만원보다 8.2% 올랐습니다.
 
7월 서울 자치구별 빌라 거래건수는 은평구(196건)가 가장 많았습니다. 강서구(189건)와 중랑구(169건), 광진구(165건), 양천구(157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올해 7월 서울에서 빌라 거래건수가 가장 많았던 서울 은평구 빌라 밀집 지역.(사진=송정은 기자)
 
같은 달 거래액은 성동구(1012억원), 광진구(765억원), 서초구(680억원), 동작구(635억원), 은평구(624억원) 순이었습니다..

'불장' 아파트 가격 부담…주택 실수요자 빌라 시장 유입
 
전문가들은 과열 수준까지 오르는 서울 아파트값에 주택 실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아파트의 대체재인 빌라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빌라 등 대체재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 항상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다만 이번에는 빌라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한동안 매매와 전세 시장 모두 회복이 다소 늦은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5억원 이하인 시세 7억~8억원대 수도권 빌라 한 채를 보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등 빌라 구입 시 다양한 세제 혜택도 주어지고 있어 빌라 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서울 빌라 거래량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줄었는데 올해 상반기부터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매거래액도 3억원에서 9억원대까지 다양하게 분포하는 추세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신통기획이나 가로주택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지역에서 일부 수요가 빌라로 유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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