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부터 의료대란까지…윤석열·한동훈 만찬 주목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마지노선'…성과는 '미지수'
2024-09-20 17:36:14 2024-09-20 17:36:14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대란 해법을 비롯해 정국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댑니다. 표면적 의제는 '의정갈등 해소'지만, 여권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문제 역시 비껴갈 수 없는데요. 최근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여권 투톱은 이번 회동에서 돌파구를 찾아야만 합니다. 이에 따라 당정 관계를 비롯해 친윤(윤석열)·친한(한동훈)계 갈등 역시 분수령을 맞을 전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지율 바닥 윤·한…"이대로면 공멸위기"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입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만찬은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돌연 "추석 민심을 듣는 게 우선"이라며 만찬을 무기한 연기했는데요. 당시 한 대표가 의정 갈등 해법으로 '2026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시하자, 이에 반대 의사를 고수해온 윤 대통령이 불만을 내비친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등 일부 친윤계 지도부와 별도 만찬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한계는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윤 대통령 본인이 만나야만 하는 상태입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심리적 마지노선'(20%)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20%)를 기록한 지난 1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9월10~12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도 28%에 그쳤습니다. 여당 지지율 역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찍으면서 '당정 위기설'이 극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의료대란이 당정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의료대란 문제는 한 대표를 비롯한 여당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갈등설을 일축하고 '원팀 기조'를 되살려야 하는데요. 거기서 더 나아가,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도 성과를 내야만 합니다.
 
'김건희 리스크'에 높아지는 긴장감
 
윤 대통령은 나날이 악화하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론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며 "(김 여사) 주변 참모들이 무슨 판단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당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윤 대통령은 국회 문턱을 넘은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의 재표결 때 반란표도 단속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 '명분'과 '실리' 모두 챙겨야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대통령실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와 '책임자 문책' 등 의료계 요구에 요지부동인 데다, 한 대표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김 여사의 사과' 역시 요원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번 만찬은 '보여주기식 갈등 봉합'에 그칠 거라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정치권에서 "이번 자리는 계획대로 성사되는 거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의정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백기투항밖에 없는데,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가면, 친윤계가 한 대표 쪽으로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이번 회동은 이 지점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한 대표에게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어디까진 절대 양보 못 한다는 식으로 탄력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용산은 지지율 면에서 요지부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마저 무너져버린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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