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선임기자] 영업적자가 길어진 롯데케미칼이 큰 폭의 감원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들어 임원 7명이 퇴임했고 직원 수도 줄었습니다. 특히 파견, 용역 등 외주 인력 감소 폭이 컸습니다. 그 속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반기 만에 20억원을 수령, 고액보수 논란을 사고 있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전지소재 신사업과 미국 법인(LC USA), 기초소재 공장 등의 담당 임원이 모두 7명(상무, 상무보) 퇴임했습니다. 반기 말 기준 이들이 맡았던 업무에 교체된 임원이 없어 감원한 것입니다.
직원 수도 1분기말 5002명에서 상반기말 4904명으로 98명 줄었습니다. 전년동기말 4965명에 비하면 61명 감소했습니다. 특히 기간제근로자 감소 폭이 컸습니다. 작년 반기말 197명에서 올 동기 기준 157명으로 40명 줄었습니다. 1년새 전체 직원 감소 폭이 1.22%였는데 기간제근로자만 보면 감소율이 20.3%나 됩니다. 비정규직에 감원 한파가 집중됐습니다.
외주 인력에도 감원이 쏠렸습니다. 올 반기말 소속 외 근로자(파견, 용역, 사내도급) 수는 1549명으로 1년 전 2057명에서 508명, 25%나 줄었습니다. 실적 부진의 어려움이 하청 인력에 전가되며 고용 격차가 커진 셈입니다.
적자가 길어진 롯데케미칼은 자산 매각 추진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편입니다. 그런 부진의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으나 고통분담은 고르지 못합니다.
신동빈 회장의 고액보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에서 상반기 20억원을 수령했습니다. 금액 자체도 큰데 1년 새(19억원) 1억원 더 오른 수치입니다. 롯데케미칼 전문경영인인 이훈기 대표이사는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수령액을 미공시했습니다. 신 회장과의 보수 격차가 4배 이상 납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모두 4개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반기 총 보수가 100억원(118억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외주 근로자가 감원된 것과 비례해 용역비 등 지급수수료가 상반기 1723억원으로 전년동기비 223억여원 삭감된 것과 딴판입니다.
국내 영업흑자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무보수 경영 중인 것과도 비교됩니다. 비록 특경가법상 취업제한 규정이 무보수 계기가 됐으나 광복절 특사 복권 후에도 무보수경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이사 겸직은 물리적으로 상근이 불가능한데도 상근 대표이사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한도만 승인받고 개별 이사 보수를 회사 마음대로 정하도록 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영 선임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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