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기차 화재 확산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배터리 제조사를 밝히고 있지만 정작 하이브리드차는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전기차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업계에 다르면 현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업체는 스텔란티스의 지프뿐입니다. 지프 랭글러 4xe와 그랜드 체로키 4xe에는
삼성SDI(006400) 배터리가 탑재됐습니다.
더 뉴 랭글러 4xe.(사진=지프)
PHEV의 평균 배터리 용량은 전기차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PHEV는 전기를 충전해서 달리는 구동계와 기름을 넣어서 달리는 구동계가 모두 존재합니다. 전기 충전량이 부족하면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워 일반 하이브리드(HEV)처럼 운행하면 됩니다.
다만 1회 충전시 전기차가 400km 정도를 주행하면 PHEV는 40~60km를 전기 모드로 달릴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PHEV는 수입차입니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PHEV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PHEV는 1만796대입니다.
PHEV는 충전이 번거로운 전기차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 거리가 60km 정도 되는 만큼 단거리는 전기 모드로 운행하면서 차량 유지비를 절약하는 대신 장거리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사용하면서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죠. 특히 최근 PHEV의 전기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용량도 기존 10kWh 수준에서 약 20kWh로 커졌습니다. 다만 통상 하이브리드로 알려진 풀하이브리드(FHEV)는 배터리 용량이 2kWh 정도에 불과합니다.
BMW 뉴 5시리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뉴 530e'.(사진=BMW)
PHEV는 전기차 보다 배터리 용량이 작지만 최근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화재로 PHEV 차주들은 배터리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아직 수입차 업계는 PHEV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등 정보 공개 계획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PHEV의 배터리 용량이 점점 커지는 추세"라며 "전기차 대비 화재 위험성이 낮아 오히려 배터리 정보 공개 등을 통해 PHEV의 안전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전기차 대비 화재 위험성이 낮다고 보는데요. 하이브리드차는 시스템상 배터리를 완전 충전·방전하지 않고 중간 비율로만 유지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소방청의 '자동차 유종별 화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총 화재 건수는 131건으로 다른 유종의 차보다 적습니다. 경유가 6777건, 휘발유가 3885건, 전기차는 157건이었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누적 등록 대수를 기준으로 화재 발생률을 계산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0.002%에 불과하죠.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배터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번갈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낮다"며 "배터리 용량도 적지만 엔진의 힘을 이용해 필요한 만큼 충전하는 식이다 보니 배터리 셀에 무리가 갈 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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