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노동조합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만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EC 측은 노조 의견에 긍정적인 답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를 만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의 문제점에 대해 주장했습니다. 이번 회의에 EC 측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총괄자, 경쟁 부문 디렉터, 정책·합병 부문 직원이, 조종사노조 측에서는 최도성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 4명이 참석했습니다.
2시간 내내 이어진 회의에서 노조 측은 특히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인수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앞서 EC 측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여객노선 일부 반납과 화물사업 분리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노선 4개 슬롯을 반납했습니다.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했습니다. 에어인천에게 화물사업이 넘어가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들은 에어인천 소속이 됩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노조원 및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EC와의 만남에서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을 인수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에어인천이 만약 무너지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고용 유지가 어려워 질 수 있다"며 "화물을 하려면 대한항공과 맞붙어야 하는데 에어인천의 능력을 고려하면 화주 확보가 어려워 화물 사업의 영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노조 측은 경쟁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화물사업 분리매각 조건을 내걸었지만 기존 의도대로 되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EC 측은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노조 측은 전했습니다. 노조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 회의를 성과를 자평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를 통해 노조 측은 EC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추가적으로 얻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귀국한 뒤 노조 회의를 거쳐 주요 사항에 대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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