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불지핀 한양증권 M&A…우리금융, 부인에도 힘 받는 '인수설'
한양학원 건설사·의료법인 경영 악화로 증권사 매각
DCM 강소증권사, 매각가 1천억~2천억원 전망
우리금융 부정적 입장에도 인수 참전 가능성 유효해
2024-07-15 17:54:43 2024-07-15 17: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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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68년 전통의 한양증권(001750)이 매물로 나왔다. 규모는 작지만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대형 금융사 물량을 주관하면서 역량을 과시해왔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포스증권과 달리 무게감을 갖췄기 때문이다. 증권업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그룹은 부정했지만 인수 가능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68년 역사 한양증권 매각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지분과 경영권 매각에 나선다. 한양증권은 이날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고 매각방식과 구체적인 절차에 대해선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공시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1개월 이내 재공시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양증권은 한양학원이 지난 1956년 수익 사업의 일환으로 창업했다. 1962년 증권업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시장을 개척해온 초창기 증권사다. 지난 2023년 자산총계기준 26위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462억원,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한양학원의 한양증권 매각은 한양학원 산하 영리법인의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양학원이 운영 중인 HYD한양(구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학교의료원은 연이은 실적 저하와 적자를 기록했다.
 
한양학원 산하 건설사 HYD한양은 지난 2023년 영업손실 375억원, 당기순손실 496억원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손익 모두 적자 전환됐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지난 2021년 이래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또한 2023년 399억원 감소하며 지속 하락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의료원도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파업 여파로 경영난을 피하지 못했다. 한양학원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양의료원은 지난해 12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69억원 손실를 기록, 적자 전환됐다.
 
DCM 강자 한양증권…사모펀드서도 '눈독'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한양증권은 다소 낯설지만 기업금융(IB) 시장, 특히 DCM에서는 강소 증권사로 명성이 높다. <IB토마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 상반기 총 7건 1조4413억원의 채권 발행을 주관해 주관 실적에서 9위를 기록했다.
 
 
쟁쟁한 경쟁 증권사를 제치고 중소형 증권사로서 리그테이블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우량 금융채 발행 주관 역량 덕분이다. 한양증권은 올해 1월 신한금융지주의 40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시작으로 2월 우리금융지주(316140), BNK금융지주(138930),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주관했다.
 
수익성도 양호하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최근 5개년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2.3%, 판관비 대비 순영업수익 비율은 145.4%로 중소형사 평균(ROA 1.4%,순영업수익/판관비율 135.9%)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현재 한양증권은 ▲한양학원(16.29%)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7.45%) ▲김종량 이사장(4.05%) 등 한양대와 특수관계인이 보통주 지분 40.99%를 보유하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783억원 규모로 시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매각가는 작게는 1000억원에서 크게는 2000억원 내외까지 거론된다.
 
우리금융 인수 참여 가능성 '솔솔'
 
한양증권 매각 소식이 공식화되자 인수후보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현재 가장 강한 인수 의사를 표명한 곳은 강성부펀드로 유명한 사모펀드 KCGI다. 앞서 KCGI는 지난해 자산운용사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했다. 만약 한양증권을 추가 인수한다면 자산운용에서 증권사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기업이 된다.
 
우리금융그룹은 한양증권의 인수에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한양증권 인수 검토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은 몇 차례 난항을 겪은 끝에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했고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앞두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우리금융그룹은 한양증권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출범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의 규모를 고려하면 한동안 인수 후보군에서 꾸준히 거론될 전망이다.
 
앞서 남기천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부적으로 자체 수익을 내는 것과 동시에 외부적으론 2차 M&A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며 “사업 계획에 맞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합병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이전부터 한계성이 지적돼왔다.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업 라이선스는 취득했지만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이 될 우리종합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증권사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합병 이전 우리종합금융의 2024년 1분기 기준 영업자산 구성은 대출채권 73.8%, 유가증권 24.1%, CMA가 2.0%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에 대해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으로 투자중개, IB부문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가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ECM(주식자본시장), DCM 등 전통 IB부문의 경쟁력 확대에선 다소 한계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우리금융그룹의 완전한 인수 배제는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의 현재 사업 역량이 부족하고 한양학원 입장에서도 사모펀드로의 매각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를 위해 확보한 예산에 한계가 있어 한국포스증권 인수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인프라나 사업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기업 인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CGI의 경우 주로 경영권 분쟁에 참여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을 취해왔다”라며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사로 도약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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