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게임+)짜릿함과 밋밋함 사이,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차세대 루트슈터 내세워
콘솔판에선 부족한 손맛
초반 흡인력 평가 엇갈려
3개월 단위 시즌제 예고
2024-07-08 17:17:16 2024-07-08 17:17:1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드르륵! 드르르륵!'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에게 총을 난사하던 주인공 '비에사'는, 제한 시간 안에 목표물을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비에사는 잠시 후 전장을 벗어났는데요. 제한 시간 동안 제자리를 지키는 임무를 반복하다 보니, 이 세계에 머물 이유가 있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넥슨게임즈(225570)가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가 2일 PC와 콘솔로 출시됐습니다. 넥슨의 이번 작품은 슈팅과 아이템 수집에 치중된 장르 특성에 충실한 모습입니다. 다만 '차세대'를 앞세우기엔 초반 흡인력이 약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 게임은 선대로부터 특별한 힘을 이어받은 '계승자'가 되어, 인류를 침공한 종족 '벌거스'와의 전쟁을 끝낼 무기 '철의 심장'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퍼스트 디센던트 시연회 PC판 실행 화면. (이미지=넥슨)
 
퍼스트 디센던트의 장점은 뛰어난 조준 실력이 필요 없고, 남과의 경쟁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는 PVE(플레이어와 가상의 적 간 대결)만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몰려오는 적들에게 난사하다 보면 바닥에 떨어지는 아이템이 많아 탄약 소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무기와 특수 능력을 강화하는 총 560개 모듈로 자신만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보스 공략인 '보이드 요격전'과 던전 콘텐츠 '침투 작전'으로 다양한 협동 도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손맛 아쉬운 '차세대 게임' 
 
하지만 넥슨이 차세대 게임을 내걸고 콘솔 판을 출시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이 게임은 부분 유료인 점, 시작할 때 계승자 셋 중 하나를 고르는 점과 더불어 전투 시점과 방식 등의 면에 있어서 여러 모로 디지털 익스트림즈의 '워프레임'을 연상케 합니다. 물론 초반 도입부의 몰입감에서 큰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워프레임의 경우 한 인물이 봉인된 전사 '텐노' 세 명의 흔적을 따라가며 시작합니다. 내레이션과 함께 각 캐릭터의 주요 기술이 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고, 적들이 봉인된 텐노를 둘러싸는 시점에서 캐릭터를 선택하는 식으로 호기심과 긴장감을 높입니다.
 
반면 퍼스트 디센던트는 간략한 세계관 설명 이후 캐릭터를 선택하고 탐색 임무를 시작해 긴장감이 덜합니다. 이후 튜토리얼을 진행하다 보면 주인공의 모험을 이끄는 '안내자'와 조우하게 되고, 상대 진영 벌거스의 군단장 '카렐'을 마주하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여기서부턴 콘솔 판의 이점이 줄어듭니다. 이 게임은 사격할 때를 제외하면, PS5 게임패드 듀얼센스에서 어떤 진동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방금 전까지 총격전으로 어느 정도 진동을 느낀 직후 펼쳐지는 주요 이야기 장면(시네마틱)에 아무 진동도 없어서 밋밋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같은 장르인 워프레임 역시 무기 사용을 제외하면 진동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워프레임은 2013년 출시돼 꾸준히 업데이트를 이어온 게임이고, 퍼스트 디센던트는 2024년 작입니다. 넥슨은 차세대 슈팅 게임을 내세웠는데, 적어도 콘솔 판이 주는 핵심적인 경험에선 이전 세대와 동일한 한계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언리얼5 엔진을 도입해 캐릭터 그래픽 품질이 높지만, 최적화가 장점인 콘솔 판에서 일부 전투나 컷신에서 화면 끊김 현상이 종종 보였습니다.
 
퍼스트 디센던트 포스터. (이미지=넥슨)
 
신규 유입자 만족시킬 요인 필요
 
서사 역시 기존 루트 슈터 팬이 아닌, 신규 유입자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했습니다. 도입부가 한국형 MMORPG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데다, 게임 속 세상에 머물 이유가 돼야 할 임무 수행 방식도 동일 전투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8일 현재 스팀 내 게이머 평가는 '복합적'으로, 긍정 평가는 51%에 머물러 있습니다. 부정 평가를 남긴 게이머들은 "모든 미션이 플레이어 목줄 채우고 집 지키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거나 "작중의 세계에 몰입하고 싶어도 그럴 방도가 없다"고 쓴 소리를 던졌습니다.
 
캐릭터 이동이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퍼스트 디센던트 캐릭터의 움직임은 점프와 구르기, 벽에 줄을 쏴 이동하는 그래플링 훅 정도인데요. 워프레임에서 제공한 슬라이딩과 벽타기 같은 기능에 익숙한 게이머 입장에선 어색하다는 겁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3개월 단위 시즌으로 운영하고, 새로운 성장시스템과 인스턴스 던전, 요격전, 메인 스토리 등 끝없는 재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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