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된 카드 결제, 전월 실적서 제외'…소비자 혼란
제휴 서비스 이용 금액은 실적 해당 안돼
별도 유의사항 표시 등 소비자 설명 소극적
2024-06-25 13:45:43 2024-06-26 08:18:54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특정 제휴 서비스 할인 혜택을 제공할 때 제휴 서비스 결제 금액은 전월 실적에 포함시키지 않아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월 실적은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 신용카드의 일시불, 할부 이용 금액으로 해당 카드의 제휴 서비스나 혜택 제공의 지표가 되는데요. 카드 서비스 설명서에도 알아보기 어렵게 표기해놓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카드사 할인 혜택 기준 제각각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 소비자들이 할인 혜택을 카드사 주요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카드는 제휴 서비스 이용 금액이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드사는 고객에게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기 전 전월 실적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산정합니다. 예를 들어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이라는 조건은 해당 카드로 직전 달 1일부터 말일까지 30만원 이상을 결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일부 카드사는 각 카드마다 실적 산정에서 제외되는 내역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카드 할인 혜택이 제공된 이용금액을 전월 이용금액에서 제외하는 경우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 '모니모카드'의 경우 전월 30만원 이상 실적을 채울 경우 아파트 관리비·이동통신비 10% 할인, 대중교통·택시 10% 할인, 배달앱 10% 할인, 온라인 쇼핑몰 8%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카드는 할인 혜택을 받은 전체 이용금액은 전월 이용금액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한달 15만~20만원 정도하는 아파트 관리비, 한달 5만원 이상인 이동통신비 등이 실적에 잡히지 않아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추가로 결제를 해야 합니다. NH농협카드 '올바른 플렉스 카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채울 경우 스타벅스(사이렌오더 포함) 50% 할인, 스트리밍 서비스 20% 할인, 배달앱 1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할인 적용된 전체 이용금액은 전월 실적 산정 시 제외됩니다. 
 
이들 카드사는 '할인 적용된 이용금액은 전월 실적 산정 시 제외'라는 항목을 소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할인 혜택 내용과 함께 소개하지 않고 별도 카테고리에서 '유의사항'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신용카드사마다 카드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채워야 하는 '전월 실적' 기준이 달라 소비자들의 꼼꼼한 비교가 요구된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모니모카드·로카365카드·미스터라이프카드·올바른플렉스 카드 이미지. (사진=카드고릴라)
 
포인트 적립 기준도 꼼꼼히 살펴야
 
반면 할인 적용된 이용금액이 모두 실적에 잡히고 흔히 카드가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아파트 관리비' 등도 실적으로 인정하는 카드도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혜자' 카드로 불리는 상품들입니다.
 
대표적으로 롯데카드의 '로카365카드'가 있습니다. 이 카드는 아파트 관리비·이동통신비·보험료·공과금(도시가스비·전기료 합계) 각각 10%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전월 실적 50만원을 채워야 하는데, 보통 전월 30만원 이상인 타사 카드보다 기준이 높아보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비·공과금 결제 내역을 모두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할인받은 내역도 모두 전월 실적으로 잡힙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아파트 관리비와 도시가스비, 이동통신비를 자동이체로 걸어놓으면 할인 혜택을 수월하게 됩니다.
 
신한카드 '미스터라이프 카드'의 경우에도 최소 전월 실적 30만원 실적이 필요합니다. 공과금 10% 할인, 편의점·병원·약국 10%, 3대 할인카드 1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 카드 역시 아파트관리비와 공과금을 전월실적에 포함합니다. 또 할인받은 금액 모두를 전월 실적으로 인정합니다.
 
소비자들이 카드를 고르는 기준으로 할인 혜택을 주요 항목을 꼽는 가운데 각 카드마다 실적이 제외되는 내역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살펴봐야 할 항목은 국세·지방세·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대학 등록금, 상품권 구매, 선불카드 충전, 무이자 할부 거래 등 입니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 민원도 꾸준한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소비자 유의사항을 통해 "이용 실적 기준은 카드 상품 및 행사별로 다르다"라며 "세금, 무이자 할부 등 일부 결제는 전월 이용 실적에서 제외되거나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을 수 있으니 유의하라"라고 당부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월 실적에서 제외하는 항목이 많더라도 타 카드에 비해 할인 항목이 많거나 할인율이 높은 경우가 있고, 전월 실적 인정 범위가 커도 실적을 많이 채워야 하는 등 카드마다 장단점이 있어 안내 사항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월 실적 인정 금액이 적어도 할인율이 크거나, 전월 실적이 모두 인정돼도 채워야 하는 기본 실적이 큰 경우가 있는 등 신용카드는 사용 패턴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 사진은 카드단말기에서 카드 결제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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