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시간…의대증원 규모도 곧 확정
대교협, 24일 대입전형계획 심의 확정
의협 “의사단체들와 긴급 대응회의”
2024-05-20 17:19:15 2024-05-20 17:19:1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정부가 의정 갈등에서 당분간 '정부의 시간'을 얻게 됐습니다. 법원의 기각으로 의대 증원에 대한 명분을 얻고 예정된 증원 규모를 확정하는 데 탄력을 얻은 겁니다. 조만간 의대 증원 규모가 구체화될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시간이 마냥 긴 것만은 아닙니다. 의정 갈등이 빚어지는 동안 환자들 피해는 늘고, 국민적 피로감이 커지면서 윤석열정부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반발을 수습할 묘책도 없습니다. 
 
20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번주 중으로 의대 증원 규모가 반영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24일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전국 대학이 제출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합니다. 대교협의 승인이 완료되면 사실상 각 대학의 모집인원과 세부 전형방법 등 의대 증원 절차는 최종 확정되는 겁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40개 대학 총장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반영한 학칙 개정을 마무리해달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정원 증원과 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기각을 결정했습니다. 일부 의대생의 소송제기 자격을 인정했지만, 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의료계는 즉각 대법원에 재항고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1심과 2심 모두 의료계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들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대입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조계에서도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의료계, 집단휴진 등 대응 모색
 
정부는 연일 대화에 나설 것을 의료계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의료계는 증원 원점 재검토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전공의 수련 관련 법령에 따라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수련병원을 이탈한지 3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복귀해야 한다”며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지난 2월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의 경우 3개월이 되는 오늘까지가 복귀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의사단체들은 ‘원점 재검토’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강경대응를 예고하는 상황이라 의정 갈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오는 22일 법원 결정과 관련해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의사단체들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전의비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할 경우 1주일간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향후 총회에서 의대 교수 근무시간 재조정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 결집을 촉구하는 격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의대생과 교수 측 법률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전공의들에 대해 “도대체 너희들은 뭐냐, 유령이냐”며 “아직도 전쟁 중이니 정신 차리고 투쟁해야 요구사항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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