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한금융, 'AI 서비스' 효율성에 초점…그룹 내 시너지 기대
신한AI, 수익성 하락 지속에 자회사 청산 결정
기능과 사업 관련 인력 주요 계열사로 이관
2024-05-17 06:00:00 2024-05-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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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금융권에도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가운데 신한지주(055550)가 AI 자회사를 청산해 주목을 받는다. 출범 이후 실적이 등락을 거듭하고 사업성마저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AI 서비스가 뒤로 밀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련 기능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에 배분해 효율성과 시너지를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지주 사옥 전경.(사진=신한금융)
 
효율성·사업성 모두 떨어져…신한AI 폐업 수순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자회사인 신한AI의 청산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9일 해산사유발생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신한AI의 회사 청산 결정에 따른 해산을 알렸다. 신한AI는 지난 2019년 신한금융지주가 금융그룹 최초로 출범시킨 AI 전문기업이다.
 
신한AI는 지난 2019년 1월 법인을 설립하고 6개월 후 투자자문업 등록을 완료했다. 같은 해 9월 신한AI는 신한금융 계열사들에 딥러닝 기반 투자자문 플랫폼(NEO)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마켓센싱과 자산배분 등 그룹 내 의사결정을 지원해왔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에는 AI 기반 리스크 관리 시스템 마켓워닝 시스템도 도입하는 등의 성과도 냈다. 신한AI는 이를 바탕으로 투자일임업과 자산운용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한금융 자회사 중 신한자산운용과 신한캐피탈 등에서 투자일임업과 자산운용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차질이 생겼다.
 
사실 신한금융이 신한AI를 접기로 한 주 원인은 효율성과 사업성에 있다. 실제로 서비스 기반이 되는 딥러닝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예시를 통해 학습하는 방식으로 컴퓨터를 학습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생성형AI가 주를 이루고 있는 AI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업계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AI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딥러닝을 주로 이용하는데, 생성형AI와는 달리 일일이 학습시켜야 하는 구조"라며 "이 부분도 해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수익성 제고도 쉽지 않았다. 신한AI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6억원이다. 출범 당해인 2019년 7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2020년 3억원, 2021년 5억원 순익을 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다시 적자 전환한 후 지난해 말까지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과 증권사로 이관…"시너지 기대"
 
자회사는 정리하지만 AI 관련 기능은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신한AI의 구성원 대부분을 신한은행의 AI 유닛 및 AI연구소와 신한투자증권 디지털플랫폼부로 이동시켰다. 신한AI가 단독 자회사로 분리돼 있을때 보다 사업부서로 일괄 이양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AI유닛은 지난 2021년 디지털 혁신단의 부문으로 설립됐다. AI유닛에서는 AI기반으로 직원과 고객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기획에서부터 적합한 모델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이어 서비스까지 연계시키는 업무를 수행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AI연구소도 출범시켰다. AI데이터 기반의 금융 솔루션과 업무 자동화 등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서다.
 
이처럼 은행 내에서 기획부터 서비스연계까지 진행되고 있어 신한금융은 신한AI의 구성원의 이동으로 더 빠른 속도로 업무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업부서로의 운영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기존 추진 사업도 함께 이관했다.
 
금융 GPT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 등 신한AI가 기존 추진하고 있던 사업 등을 최대한 연속성 있게 이어받아 확장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주식시장 AI 관련 챗봇 서비스인 모물의 데모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존 신한AI 인력과 기능이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의 AI 단독 사업부로 이동했다”라면서 “향후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AI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지주, AI 활용에 박차
 
신한AI 해산은 AI 사업 포기라기보다 AI 사업 강화에 방점을 둔다. 금융권 서비스가 AI에 맞춰져 있는 만큼 금융지주 대부분이 AI활용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105560)은 지난해 KB금융그룹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설립해 지난 4월 KB링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AI가 최적의 상담원을 찾아 연결한다. 특히 KB금융은 그룹 공동 생성형 AI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지난해 자회사인 우리FIS의 인력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에 배치하는 등 신 IT 거버넌스를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생성형AI 활용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은행 AI를 활용한 상담봇을 구축해 대고객용 AI뱅커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데이터본부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해 힘을 실었다. 지난 2018년 하나금융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을 설립해 AI와 빅테이터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 AI부를 신설해 역량도 집중시켰다. 이에 소상공인의 금융비용을 절감시키는 한편, AI를 이용해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연금투자 솔루션을 제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로 인해 업무 확장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조직체계나 인력 확보는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사적인 AI 인력 육성 프로그램 개발이나 관련 조직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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