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돌풍 현실로…3당 발돋움
총선 다음 날 "김건희 소환" 검찰 압박…캐스팅보트 쥔 조국
2024-04-11 16:23:36 2024-04-11 18:53:35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 결과 '신생 정당'인 조국혁신당은 24.25%의 득표로 비례대표 12석을 확보, 선거운동 기간 돌풍을 입증했습니다. 전체 의석으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이어 원내 3당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정권교체 기폭제 역할을 한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 때리기에 나서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습니다. 
 
'12명 당선자' 배출…캐스팅보트 쥔 조국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후보 총 24명 가운데, 12명이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조국혁신당에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후보가 22대 국회에 등원할 예정입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175석(더불어민주연합 포함), 국민의힘 108석(국민의미래 포함)에 이은 원내 3당의 자리를 차지했는데,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이 적중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주목되는 건 조국혁신당의 행보와 역할입니다. 조국혁신당은 두 자릿수 의석을 바탕으로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선자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서늘한 칼날은 왜 윤 대통령의 일가 앞에서는 멈추는지 묻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즉각적인 소환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이미 김 여사와 모친인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에 23억원의 수익을 거둔 걸 알고 있다"며 "검찰은 당장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재명 대 조국' 불가피…범야권 주도권 다툼
 
이에 따라 단독 과반을 한 민주당의 고민도 커질 전망입니다. 민주당이 175석으로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했지만, 180석이 필요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단독 처리,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무력화 등을 위해서는 조국혁신당의 협조가 필수입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 법안과 국정조사 등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민주당 역시 조 대표의 국회 입성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에 협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때문에 양당은 '윤석열 정권 견제'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협력 관계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공생관계라고는 하지만 '경쟁'은 불가피합니다. 첫 번째 걸림돌은 원네내 교섭단체 구성입니다. 조국혁신당은 현재 12석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에 8석이 모자라는데요. 민주연합에 참여한 새진보연합·진보당(4석)과 함께해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개혁신당(3석)과 새로운미래(1석)가 참여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작습니다.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일부가 조국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도 거론합니다.
 
두 번째는 '미래 권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입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누르고 비례대표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조 대표의 고향이 부산이 속한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국민의미래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향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주도권' 경쟁이 예고됩니다. 
 
조 대표가 이번 선거로 대권주자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있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이 대표에게는 경쟁자로 꼽힙니다. 특히 비교적 조국혁신당의 선명성이 강해 두 대표 간의 '속도 차이'가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자녀 입시 비리 및 유재수 감찰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법리스크 한계…"동지들이 대신할 것"
 
한편 조 대표의 당선이 확정된 이날 대법원은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을 노정희·이흥구·오석준·엄상필 대법관으로 구성된 3부에 배당했습니다. 상고심 재판부가 결정된 건데, 주심을 맡은 엄 대법관은 지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항소심 실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선고에서 조 대표에 대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조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구속되면 당의 구심점이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현재와 같은 조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전투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조 대표는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만약에 국회의원직을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나의 동지들이 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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