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그동안 전운이 감돌던 배달앱 플랫폼에 결국 총성 없는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쿠팡이츠의 ‘배달료 무료’ 정책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가세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 건데요. 특히 지난해 배달 플랫폼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회복된 체력을 통해 ‘출혈 경쟁’ 장기화로 비화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집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2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전날 묶음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3위 쿠팡이츠가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 무료 정책을 선보인 지 2주 만이고, 2위 요기요가 무료 배달 멤버십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은 지 사흘 만입니다. 도전자의 파격 정책에 맞불을 놓은 셈입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의 기저에는 한정된 시장 안에서 점유율이 밀리는 순간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습니다. 특히 1400만명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의 무서운 진격 속도에 배민이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수성을 위해 ‘배달료 무료’ 전쟁에 참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입니다.
배민이 이번에 내놓은 혜택도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겨냥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부터 와우 회원 대상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주는 와우할인을 무료 배달로 전환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배민은 알뜰배달 무료와 더불어 기존에 제공한 음식값 10% 할인 혜택을 유지해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앞서 양사는 단건배달로 경쟁을 펼친 바 있는데요. 이번 묶음배달 무료로 2차전에 돌입한 셈입니다.
실제로 무료 배달의 효과는 어느 정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매장 입점과 주문 수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3사 중 쿠팡이츠와 배민 간 승부가 한층 치열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배달 시장 역성장에도 국내 배달 플랫폼이 실적 호조를 보이며 체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4241억원) 대비 65% 늘어난 69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쿠팡이츠는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전자공시시스템 에드가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이츠를 포함한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7억8900만달러(약 1조667억원)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장기화 되면 출혈로 이어져 모두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배달 플랫폼들이 묶음배달에 대한 어필을 많이 하면서 고객 배달비를 낮추는 경쟁을 시작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작년에 시장이 역성장한 상황에서 파이를 키우려면 고객들이 배달을 더 많이 시켜야 하는데 그 배달비 허들(장애)이 높다고 판단해 무료 배달 형태의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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