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보따리 풀었지만…"정책효과 검증 불가능" 지적 나와
"중간요금제로 621만 이동" VS. "통신비 상향평준화"
"1년 후 연간 5300억 절감" VS. "데이터 검증 불가능"
"5G 최저 구간 3만으로 낮춰" VS. "3만 요금이 1GB당 더 비싸"
2024-03-29 21:21:57 2024-03-29 21:21:5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정부의 통신비 정책효과 발표를 놓고, 데이터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발표 시점이 총선 선거운동 첫날에 진행된 것에 대해 총선용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정상 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계통신비 경감 성과 홍보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기존의 20~100GB 구간 요금제에 대한 실질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3만원대 요금제 상품이 발표된 지 하루만에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선거 홍보용이라는 의구심을 갖기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28일 발표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 (사진=뉴스토마토)
 
"중간요금제로 621만 이동" VS. "통신비 상향평준화"
 
앞서 지난 28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2022년부터 추진한 요금제 개편으로 기존에 불필요하게 고가·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했던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추세"라며 "신설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가 2월 기준 621만명을 돌파해 5G 전체 가입자의 19%를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7월과 지난해 4월 두차례에 걸쳐 이용자가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낼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한 결과로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안 위원은 "중간요금제 출시로 요금제 선택의 폭이 넓어 다소 요금 부담이 감소했다는 의견과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내기보다는 요금제 선택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는 비판적 평가가 병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고가요금제 이용자는 기존 혜택을 포기하면서 낮은 구간으로 이동이 쉽지 않고, 저가 요금제 이용자들은 데이터가 늘어난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가계통신비는 상향평준화 된다는 얘기입니다. 
 
"1년 후 연간 5300억 절감" VS. "데이터 검증 불가능"
 
연간 5300억원 수준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과기정통부 발표에 대해서도 시장의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종호 장관은 621만명이 중간요금제를 이용하고 있고, 3만원대 요금 출시로 1년 후 1400만명 이상이 5G 중저가 요금제로 이동, 연간 5300억원 수준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전망했는데요. 
 
당시 브리핑 현장에서도 5300억원 산출 근거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신설요금제로 이동한 가입자의 수에 기존요금제과 신설요금제 간 차이의 평균값을 곱한 금액이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이동한다면 1년 후에는 1400만명까지 이동할 것으로 본 것이고, 현재요금과 간극이 큰 요금제로 이동을 한다면 절감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안정상 위원은 "과기정통부가 홍보하고 있는 이 데이터에 대한 검증은 불가능한 상태"라며 "총선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출처와 검증 불가 자료를 등장시켜 호도하려는 선전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5G 최저 구간 3만으로 낮춰" VS. "3만 요금이 1GB당 더 비싸"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핵심 전략으로 내놓은 3만원대 5G 요금에 대해서도 당장 효과를 점쳐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입니다. KT(030200)의 3만7000원(4GB) 요금제에 이어 28일부터 SK텔레콤(017670) 3만9000원(6G), LG유플러스(032640) 3만7000원(5G) 요금을 출시했는데요. 알뜰폰과 상충되는 요금이자, 1인당 평균 데이터에 턱없이 부족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탓에 요금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1월말 기준 5G 이용자 1인당 평균 트래픽은 27.27GB입니다. 
 
안 위원은 "저가 요금제일수록 1GB당 단가는 더 비싸기 때문에 고가요금제 이용자와 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고가요금제 이용자를 위해 저가 요금제 이용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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