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새 회장으로 ‘입틀막’으로 유명해진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당선됐습니다. 결선투표를 거쳐 65.4%의 득표율로 제42대 의협 회장에 오른 임 당선인의 임기는 5월1일부터 3년입니다. 취임 전부터 비대위를 이끌며 대정부 투쟁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강경파인 임 회장의 당선으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선 확정되자 "총파업" 경고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 26일 밤 결선투표 끝에 당선이 확정되자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와 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1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앞서 전공의 집단행동 방조 및 교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에도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들의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의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와 의대 교수들을 포함해 대화 창구는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공천 취소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동반"을 못박았습니다.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도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임 당선인은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의사면허 취소법 개정(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만 적용)을 비롯해 △수술실 CCTV 설치법 개정 △진료보조(PA) 간호사 의사 대행 금지 △당연지정제 폐지(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제도) 등을 공약으로 내놨습니다. 하나같이 논쟁적인 사안들로 의사들의 이해와 권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낙선 주수호, 결선투표 직전 '폭로'에 발목
임 당선인과 함께 결선투표에 오른 주수호 후보는 34.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결선투표 직전 터져 나온 ‘폭로’가 낙선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 후보의 음주운전 사망사고와 이로 인한 처벌(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문제 삼았고, 특히 의협 회장 후보들이 제출하는 범죄경력 증빙 서류에 이를 누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 호부의 자격에 대한 적격 여부를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결선 개표에서 당선증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 민생토론회서 '입틀막' 끌려나가
임 당선인은 1970년생으로 충남대 의대를 졸업해 미래를 생각하는 소아청소년과모임 대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토론회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회의장 입장을 시도하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을 막히고 양팔을 붙잡힌 채 밖으로 끌려난 바 있습니다.
당시 임 당선인은 “보건복지부가 토론회 전날 공개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토론회장에 찾아갔다”며 “경호원들에게 ‘의료 현장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뜻을 전하러 왔다’고 하자 안 된다고 하며 입을 틀어막고 끌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월엔 부산 가덕도 방문 도중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응급의료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를 비롯해 천준호 비서실장, 정청래 의원을 업무방해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장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결선 개표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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