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간부’ 수사강도 높이는 경찰…의료계 반발 확산
연일 재소환, 포렌식에 강압 수사 의혹까지
의협 “범죄 집단 수괴 대하듯 무리한 수사”
2024-03-15 15:45:43 2024-03-15 18:34:5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 둘러싸고 전·현직 의사협회 간부에 대한 경찰 수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5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임 회장은 이날 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후 “특별한 혐의가 없기에 일찍 조사를 마쳤다”며 “보건복지부가 고발장에 적시된 부분과 직접 관련 없는 부분은 모두 진술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 이후 사흘만에 이뤄진 재소환입니다. 임 회장 측은 1차 조사를 받은 후 ‘경찰이 정부와 대통령 등으로부터 수사의 구체적 방향을 지휘받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청탁전화 수신 △모욕적 언행 △가혹행위 △기타 불공평한 수사 등을 이유로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도 지난 9일 조사를 받은 후 SNS에 조사과정 중 경찰의 시간 끌기와 함께 '용산 개입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경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 관련 고발장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고발 8일만 소환, 압색·포렌식·줄소환까지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임 회장, 김 위원장, 노 전 회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을 의료법 위반 교사·방조, 형법상 업무방해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후 수사는 속도전을 방불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1일과 4일 의협 사무실과 고발된 5인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이후 고발 8일 만에 의협 관계자 첫 소환조사까지 이뤄졌습니다.
 
이미 피고발인 5명은 모두 한 차례 이상 경찰에 출석한 상태입니다. 1차 조사의 경우 대부분 10~14시간까지 장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각 피고발인별로 추가 소환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 위원장의 경우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포함해 3차 소환까지 받았습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아무 근거 못 대" 수사 장기화 가능성도
 
전·현직 의협 간부들은 강도 높게 이뤄지는 조사를 두고 “경찰은 아무런 근거도 대지 못했다”며 무리한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피고발인들이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면서 구체적인 교사·방조 정황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칫 경찰 수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주 위원장은 “지금까지 의사로서 성실히 일해왔고,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의료계 단체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정부는 마치 범죄 집단의 수괴 대하듯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도 넘은 의료계 탄압을 멈추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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