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화승엔터프라이즈, 역성장에도 27억 규모 배당 '유지'
주력 고객사 아디다스 재고조정 영향에 매출 26% 감소
지난해 당기순손실 253억원…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
2024-03-19 06:00:00 2024-03-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5: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가 지난해 주력 고객사인 아디다스 실적 부진으로 역성장했음에 불구하고 평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2021년부터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당기순이익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왔던 만큼 배당을 유지하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업체 측은 주주환원 측면에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사진=화승엔터프라이즈)
 
매출 대다수가 아디다스…주문 감소에 '직격탄'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138억원으로 직전연도(1조6540억원) 대비 26.6% 급감했다. 이는 주력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신발 주문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의 신발제품과 언더아머, 나이키(NIKE) 등의 모자 관련 제품 등을 중심으로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ODM 사업 부문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90.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신증권(003540) 등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고객사 중 아디다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상장 당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아디다스 그룹 향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 이상으로 추산됐던 만큼, 단일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단일 제품에 대한 매출 비중을 감소시키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사업으로 신발용 접착제·수지사업에도 집중해왔다. 하지만 해당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9.5%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아디다스를 중심으로 한 신발부문 매출 비중은 2020년 91.20%, 2021년 87.1%, 2022년 90.5%로 87~9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0월 아디다스가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국 유명 래퍼 '예'(카니예 웨스트)와 협업 출시한 이지부스트 제품 등을 생산 중단하면서 재고 부담이 심화됐다. 아디다스가 이지 시리즈 재고를 떠안게 되면서 신규 주문 보단 재고 소진에 집중하면서다.
 
여기에 유럽발 선적 지연으로 인해 4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올해 1분기 회계로 이연, 텍스타일 공장 재고 관련 대손충당금 60억~70억원 인식, 텍스타일 공장 내 가동률 회복 미진 등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평균 가동률이 94~95% 수준까지 회복된 가운데 올해 1분기부터 수주가 크게 증가하며 매출액은 오랜만에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오랜 기간 가동을 하지 않았던 설비가 가동됨에 따라 초기 관련 비용이 다소 발생할 가능성 있어 본격적인 마진 회복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연속 당기순손실 기록에도 배당 지속 '눈길'
 
매출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모두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2022년 528억원에서 지난해 4분의 1 수준인 1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75억원에서 253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 2021년 처음으로 6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로 배당 재원으로 사용되는 당기순이익의 적자는 배당 규모 축소나 미지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7억원 규모의 배당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주당 배당금은 45원으로 단순계산 시 지주사인 화승인더(006060)스트리가 약 19억5409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은 화승인더(006060)스트리가 71.67%(4342만4285주), 현석호 기타비상무이자 화승인더스트리 대표이사 겸 화승그룹 부회장이 0.28%(17만918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으로 잡히지는 않지만 계열사 임원인 허성룡씨가 1112주, 임팔수, 박종우씨가 각각 200, 300주를 보유 중이다.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현 부회장이 지분 22.63%를 갖고 있다. 이외에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상희씨가 0.73%(40만4910주), 현 부회장의 형제인 현지호 화승코퍼레이션(013520) 총괄부회장이 0.24%(13만4890주), 화승코퍼레이션이 9.98%(552만주)를 보유 중이다. 화승코퍼레이션은 현지호 총괄부회장이 지분 35.44%(1773만7275주)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말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이익잉여금은 1474억원을 보유 중으로 배당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배당은 주주환원 측면에서 매년 동일하게 유지라고 있다"라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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