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대형 보험사들이 사외이사에 검사와 감사원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내부통제 등 감사 기능 강화를 주문한 데다 보험업계 특성상 분쟁 이슈가 많기 때문에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한화생명은 오는 20일과 21일 각각 본사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입니다.
이들 보험사는 굵직한 금융범죄 수사 지휘 전력이 있는 검사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는데요.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의 공통점은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와 기업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금융·증권범죄를 중점적으로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검사 출신들입니다.
삼성화재는 성영훈 전 광주지검 검사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에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립니다. 성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서울남부지검, 법무부 법무실장, 광주지검 검사장, 대검찰청 공판송부부장을 거쳐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광주지검장 시절 보해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바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신규 사외이사에 박순철 흰뫼 대표변호사를 내정했습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부부장·특수2부장, 대검찰청 연구관,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을 역임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남부지검장으로 재직하며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한화생명의 주주로 공적자금을 투입한 예금보험공사가 이번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21일 주총에서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재선임건을 올릴 예정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금융시장 인프라, 회사지배구조 등 화사법과 금융법 분야 전문가로 통합니다.
오는 22일 주총을 여는 현대해상은 손창동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에 올렸습니다. 손 전 위원은 1993년 감사원에 입사한 뒤 산업금융·재정경제감사국 국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감사원은 헌법이 부여한 임무인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을 수행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 감사기구인데요. 따라서 손 전 위원은 전임자인 유재권 상명대 교수에 이어 회계 관련 견제·감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회사 자체적으로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며 "제도권 상에서 문제점들을 밝혀온 법조인이나 감사원 출신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이해관계 충돌이 있을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보험사들이 검사와 감사원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에 영입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보, 현대해상 사옥. (사진=각 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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