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선순환 '줄감세'로?…핀셋 감세 VS 총선용 감세
소득공제 등 7조원 감세 시행에 고삐
'핀셋 감세라는 정부…부자 핀셋 감세 지적만
"추가 감세로 지난해보다 세수 불안↑"
2024-01-23 16:51:17 2024-01-23 18:41:55
[뉴스토마토 김유진·이민우 기자] '건전재정'을 주창해온 재정당국이 총선을 인식한 각종 감세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줄감세 정책만 내놓고 있는 반면, 세수를 메울 방안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23일 정부의 감세 정책을 집계한 결과, 총선 행보가 본격화한 지난해 말부터 최근 한 달 사이 발표한 감세 정책은 10여개에 달합니다. '건전 재정'을 금과옥조로 삼는 정부가 '감세 포퓰리즘'으로 제 발 등을 찍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최근 감세 정책을 보면 세금 감소가 예상되는 금액은 총 7조원에 육박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1조3000억원), '증권거래세 인하 유지'(-2조원), '대주주 주식 양도세 기준 50억으로 상향'(-7000억원),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1년 연장'(-1조5000억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비과세 한도 2배 이상 상향'(-3000억원), '증권거래세 인하 유지'(-2조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부자감세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정책 외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부터 다둥이 아빠 개별소비세 면제, 산후조리비용 의료비 세액공제 확대 등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3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장기주택저당차입금(주담대)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 대환 요건을 완화합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토지 임대료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12월 말까지 2년간 소형 신축주택(아파트 제외)과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합니다.
 
촬영 제작비용 중 국내 지출이 80% 이상인 영상 콘텐츠는 최대 15%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제작비의 15%를, 중소기업은 최대 30%까지 혜택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줄어든 세수만큼 곳간을 채울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23일 정부의 감세 정책을 집계한 결과, 최근 감세 정책으로 세금 감소가 예상되는 금액은 총 7조원에 달한다. 사진은 5만원권. (사진=뉴시스)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만 견지하고 있습니다. 세수에서 법인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각각의 세금 중 경제 왜곡 현상이 심하면서 세수를 크게 줄이지 않는 부분들의 세원을 발굴, '핀셋 감세'를 했다"는 논리입니다. 또 세금 인하에 따른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줄인 세금이 소비·투자로 유입되고 경기가 회복돼 다시 세수가 확충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금을 일부 줄여주면 줄어든 세금이 소비·투자로 유입된다"며 "경기가 회복돼 다시 세수가 확충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수의 부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 불공정한 세제 상태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조세 정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조세에 대해 고자산가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킬 일"이라며 "같은 금액이라면 분수효과가 낙수효과보다 크다. 전체적인 시스템에서 보면 세금을 거둬서 복지에 투입하는 것이 (재분배)효과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부동산 경기 등이 지난해보다 좋을 것 같지 않다"며 "이미 감세를 많이 해줬는데 추가 감세를 하는 것을 보면 올해 세수는 지난해보다 더 안 좋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3일 정부의 감세 정책을 집계한 결과, 최근 감세 정책으로 세금 감소가 예상되는 금액은 총 7조원에 달한다. 사진은 '2023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는 기획재정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이민우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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