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테슬라 모델3, 올해 보조금도 싹쓸이?
신형 모델3 RWD·롱레인지 환경부 인증 마쳐
보조금 100% 기준 5500만원 이하 책정 전망
올해부터 배터리 성능 따라 보조금 차등 지급에도
중국산 모델Y와 전기차 시장 주도할 듯
2024-01-23 15:16:19 2024-01-24 10:28:29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테슬라가 중국산 모델3를 국내에 들여옵니다. 지난해 중국산 모델Y로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쓸어간 만큼 모델3 역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흥행이 예상되는데요.
 
올해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를 겨냥해 성능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모델3 판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테슬라 신형 모델3,(사진=테슬라)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2일 모델3에 대한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했습니다. 이는 제조사가 신차 공식 출시 전 이행해야 하는 절차 중 하나로 국내 출시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됩니다.
 
모델Y(RWD) 역시 지난해 5월 환경부 인증을 받은 지 3개월 후에 출시된 바 있습니다. 다음달 국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확정에 맞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증 받은 모델은 후륜구동(RWD)와 롱레인지 등 두 가지입니다. 이번에 들여오는 모델3는 부분변경 모델로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됩니다. 기존에는 미국에서 들여왔습니다. 현재 모델3의 국내 판매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인증 정보를 보면 RWD의 1회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기준 382km, 롱레인지 488km입니다. 전비는 RWD의 경우 kWh당 5.7km, 롱레인지 5.5km입니다. RWD에는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롱레인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건은 가격인데요. 올해 보조금 100% 지급 가격 상한선이 지난해 5700만원에 5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500만원(모델3 RWD)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모델Y 경우에도 5699만원으로 책정된 것을 고려하면 기존 미국산 모델3 가격 6034만원 보다 약 1000만원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 신형 모델3.(사진=황준익 기자)
 
여기에 보조금을 더하면 가격은 더욱 낮아지는데요. 지난해 성능보조금 500만원이 올해는 40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기준 국고보조금은 최대 680만원(성능보조금 500만원+보급목표 이행보조금 140만원+충전인프라보조금 20만원+혁신기술보조금 20만원)이였습니다.
 
이중 모델3는 보급목표이행보조금, 혁신기술보조금 등이 제외되고 주행거리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4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원 중후반대에 구입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모델Y의 경우 514만원의 국고보조금이 책정됐습니다.
 
낮아진 가격으로 모델Y처럼 올해 모델3의 국내 판매량 확대가 기대됩니다. 모델Y는 지난해 국내에서 2022년 대비 91.6% 증가한 1만3885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습니다. 8월부터 출고가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입니다. 중국산으로 바꾸면서 가격을 낮춘 게 주효했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Y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소비자들의 테슬라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그만큼 국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보조금을 수 쓸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특히 올해는 모델Y, 모델3 등 중국산 모델이 두 개로 늘어난 데다 모델Y 가격이 5500만원 이하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가치에 따라 보조금 액수를 다르게 책정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터리 무게 대비 성능과 효율성을 좌우하는 셀 에너지 밀도에 따라 정부 보조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죠. 지난해 전기 버스(승합차)에 에너지 밀도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승용차로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통상 LFP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해 안정성이 높지만 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은 것이 한계로 지적돼왔습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여부에 따른 산정 방식은 현대차·기아 중심의 국산 완성차 업계에는 유리하지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는 불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지난해 전기 버스 보조금 지급에 차등을 뒀음에도 오히려 중국산 전기버스가 늘어난 만큼 테슬라 중국산 차량 수요 역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시장이 크지 않고 미국이나 중국처럼 강대국도 아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하면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며 "보조금을 편향되게 지급해도 '저렇게 줄 수 있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게 지금 시점"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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